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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 "한미동맹, 한반도 넘어 동북아 안보 핵심축 돼야"

중앙일보

2025.12.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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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 사진 주한미군사령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한미동맹의 역할 확대와 구조적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2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 주최로 열린 '한미 연합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동맹 현대화가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더 이상 한반도 안보에만 국한된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동북아 전반의 세력 균형이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규정하며, "한국의 지리적 위치와 군사 역량, 그리고 성숙한 한미 연합 지휘체계는 국경을 넘어서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북한 억제뿐 아니라 역내 안보 질서,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둘러싼 전략 환경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미국 측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북한 정세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평가를 내놓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은 평화적 통일 노선을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주적 개념으로 규정했으며 남북 대화의 상징적 장치들마저 철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이 탄약과 첨단 기술 교환 수준으로 심화하면서 미사일과 핵 개발을 위험하게 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사이버 공격 능력 강화까지 더해지며, 북한이 단기 협상 전술이 아닌 장기 전략 노선을 선택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동맹 구조 개편과 관련한 구체적 제안도 나왔다.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이자 전 미 특수전 대령인 데이비드 맥스웰은 발제를 통해 '동북아전투사령부' 신설 구상을 제시했다.

맥스웰 부회장은 "현재 인도태평양사령부 체제로는 복수의 대규모 분쟁에 동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서울에 동북아전투사령부를 설치하고 일본 도쿄에는 '융합 노드'를 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전력이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스웰 부회장은 이어 "동북아전투사령부가 한국 합참과 미군 지휘 기능을 통합하는 형태로 운영될 수 있으며, 제3국 영향력 관리와 핵협의그룹(NCG) 실질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한미 양측은 동맹을 한반도 방어 중심에서 동북아 전체를 포괄하는 안보 체제로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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