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타이거파 전수조사" "민변파 위험"…감사원장 청문회서 여야 충돌

중앙일보

2025.12.29 02:38 2025.12.29 02:5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9일 국회에서 열린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맞붙은 지점은 김 후보자의 편향성 여부였다. 야당은 그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 이력 등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는 민변 소속으로 활동하며 2018~2020년엔 13대 회장을 지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민변 출신 국회의원들이 많다”며 “행정부만 해도 6개월 만에 11명이 민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을 집행하는 쪽에도 민변 출신, 법을 만드는 국회에도 민변 출신, 심지어 그 정책이 제대로 집행이 되었는지 감사해야 할 감사원장까지도 민변 출신”이라며 “모든 국가 기관에 파벌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내에 유병호 감사위원(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타이거파’를 거론하며 “(민변 출신과 비교하면) 몇 명 되겠느냐”는 말도 했다. 이에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변에 1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변 회원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유병호 위원과 ‘타이거파’ 청산을 김 후보자에게 요구했다. 김기표 의원은 “유병호 체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정치적인 감사, 국가보다 권력에 부역했던 사람들이 승진이나 요직에 등용되거나 해외유학 특혜를 누렸던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유병호 체제에 부역해서 승진, 해외유학, 핵심보직 배치를 받은 이른바 타이거 인사 전반에 대해서는 전수점검을 하라”고 요구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이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했다”며 “영장도 없이 디지털 자료를 가져와 포렌식하는 (권한) 남용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가 8년 넘게 시세보다 낮은 전세보증금 5억원으로 장모 소유 서울 서초동 소재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소유권이 장모에게 있기 때문에 8년 동안 전세금이 오르지 않은 상태로 5억원이 유지가 됐다”며 “원래 시세대로 올랐다고 하면 9억원 또는 10억원이 돼야 하는 것은 아마 인정하실 것”이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보통 전세보증금의 경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사정에 따라서 장기간 조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도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면서도 “이번 과정을 돌아보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 맞겠다 해서 제가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이날 청문회의 여야는 김 후보자 자료 제출 공방으로 상당한 시간을 진행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 확정되면서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SK하이닉스 주식(약 288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며 “후보자가 SK하이닉스 외부 자문위원을 했고 그 당시 2400여만원 (자문료도) 받았는데 이 주식을 언제 몇 주를 어떻게 취득했는지 상당히 중요하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자문료로 2400만원을 받았다. 이에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주식 보유에 대해 짚어봤더니, 이를 구체적으로 사고파는 것은 KB증권 관리자가 하는 것 같아 후보자가 모른다는 건 수긍이 된다”면서도 “SK하이닉스 (주식이) 금액도 클 것 같지 않은데 (자료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내달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감사원장에 임명된다면 외적으로는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활력 있는 공직사회를 구현하겠다”며 “내적으로는 감사원의 직원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우선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