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밀라노서 젊은 여성 시신 발견…"페미사이드 의심"
"몸에서 멍 자국 발견됐지만 직접 사인은 아냐"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에 종신형을 의무화하는 법이 도입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29일(현지시간) 안사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밀라노의 한 공동주택 안뜰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탈리아 수사당국의 법의학팀은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지만 사망 원인과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 사건이 페미사이드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안사 통신은 "이번 사건은 또 다른 페미사이드 사건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11월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이 남자 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뒤 페미사이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06명의 여성이 살해당했으며 이 중 62건은 현재 또는 전 연인이 범인이었다.
페미사이드 범죄를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 달 25일 여성 살해범을 기본적으로 종신형에 처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형법은 죄질이 나쁜 일부 살인죄만 종신형까지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성 살해는 포괄적으로 처벌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이탈리아는 사형제 폐지 국가여서 종신형이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확실한 동의 없는 성관계를 중범죄로 규정하기 위해 강간을 새로 정의한 법안을 오는 2월 전 의결할 계획이다.
이 법안에는 여성이 성관계 과정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면 과거 동의한 적이 있다고 해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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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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