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복싱 역사상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빅 매치가 성사를 눈앞에 뒀다. ‘복싱 괴물’ 이노우에 나오야(32)와 ‘무패 복서’ 나카타니 준토(27)가 맞붙는 ‘수퍼 파이트’가 가시권에 들어오며 팬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노우에는 프로 통산 32전 32승(27KO) 무패 행진 중인 일본 복싱의 자존심이다. 지난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무라이의 밤’ 메인이벤트 수퍼밴텀급(55.34㎏급) 경기에서 알란 다비드 피카소(멕시코)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32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세계 타이틀전 27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이노우에는 ‘복싱 레전드’ 플로이더 메이웨더와 조 루이스가 함께 보유 중이던 최다 연승 종전 기록(26연승)을 뛰어넘어 새 역사를 썼다. 이노우에는 라이트플라이급(48.99㎏ 이하), 수퍼플라이급(52.16㎏ 이하), 밴텀급(53.52㎏)에 이어 수퍼밴텀급까지 석권하며 팬들로부터 ‘괴물’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복싱 세계 4대 기구(WBC·WBA·WBO·IBF)의 수퍼밴텀급 챔피언 벨트를 모두 보유한 ‘언디스퓨티드 챔피언’(통합 챔피언을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에는 밴텀급에서도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는데, 서로 다른 두 체급에서 언디스퓨티드 챔피언을 달성한 건 라이트웰터급과 웰터급의 테렌스 크로퍼드(미국) 이후 두 번째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8체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매니 파키아오(필리핀)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이노우에에 맞설 나카타니 또한 무패 행진으로 주목 받는다. 32전 32승(24KO)의 무패 전적 또한 똑같다. 나카타니는 수퍼밴텀급 한 단계 아래 체급인 밴텀급 챔피언을 지냈다. 이전엔 두 선수의 체급이 달라 맞붙을 기회가 없었는데, 나카타니가 챔피언 타이틀을 반납하고 한 체급을 올리며 맞대결이 성사됐다. 수퍼밴텀급 데뷔전을 치른 ‘사무라이의 밤’ 이벤트에서 세바스티안 에르난데스 레예스(멕시코)를 상대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둬 새 체급 첫 승이자 개인 통산 32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체급 차이라는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두 선수가 새해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나란히 무패 기록을 쓰고 있는 두 선수가 내년 5월 도쿄돔에서 수퍼밴텀급 통합 챔피언 벨트를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노우에는 “우리 둘(나와 나카타니) 다 최근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며 “멋진 플레이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