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이 향후 3년간 우리금융그룹을 더 이끌 전망이다. 29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외부 인사 2명을 포함해 총 4명의 후보 중 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면서다. 회장 연임은 우리금융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임추위는 임 회장이 재임 중 종합금융회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점을 연임의 결정적인 이유로 꼽았다. 이강행 임추위원장은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했고,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는 등 재임 3년 동안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재임 중 한국포스증권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동양생명·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조2444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여기에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선 가까이 끌어올리며 재무 안정성을 개선했다. 이 위원장은 “경영 승계 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의 연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임기 초엔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졌다. 임 회장은 금융그룹 회장으로는 이례적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내려놓는 등 권한 축소를 약속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연임 관행’을 질타해 임 회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임추위 위원 전원은 독립성을 바탕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경영 승계 절차에 임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의결될 경우 오는 2029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임 회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이어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지냈다.
앞으로 ‘임종룡 2기’ 체제의 과제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연착륙이다. 이 가운데 새로 진출한 증권·보험업에서의 성과 가시화가 중요하다. 정부 기조에 맞춰 생산적·포용 금융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임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금융을 위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한층 더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