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29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대한민국 정부 역사상 예산 총책임자를 전통적인, 소위 예산에 종사했던 관료가 아니고 정치인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혜훈 전 의원이 소속 정당이 국민의힘인데 문제가 있지 않냐는 반응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 전 의원 자체로 보면 사실 경제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고, 그동안 국회의원을 3선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 감각도 어느 정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예산은 단순한 이론이나 수치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영향력이 굉장히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예산이 대통령의 정책을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정책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며 "지금 정부의 특성을 보면 대통령실에서 재정기획관이라는 소위 수석급이 따로 생겼고, 예산처가 독립돼 나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획예산처 장관과의 소통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예산의 운용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예산이 그냥 관행적으로 전년 대비 얼마, 얼마 이런 식으로 편성을 해왔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지출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가 좀 필요하지 않으냐는 생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예산처 장관을 갖다가 선택한 것은 비교적 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제가 염려하는 것은 인사만 그렇게 했다고 우리나라 예산 운용의 근본 방침이 좀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며 "장관을 정말 권한을 주고 예산을 근본적으로 바꿀지 아니면 그냥 액세서리처럼 모양만 갖출지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극심한 반발에 대해선 "너무 옹졸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런 것을 계기로 소위 정치적인 화합을 위한 하나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건데, 이거를 그냥 완전히 잘못된 무슨 반발만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의 올바른 태도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