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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뒤 교육감 선거, 출마 물망 90여명…'고3 100만원’, '무상버스' 공약 등장

중앙일보

2025.12.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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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부산 연제구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6월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 출마 예상자가 9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선 이번 선거도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이른바 '보편적 교육 복지 공약'이 선거의 이슈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29일 중앙일보의 집계 결과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지역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를 집계한 결과 총 92명에 달했다. 앞서 2018년과 2022년 지방선거 때엔 선거 약 3개월 전 기준으로 60여 명이 교육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 향후 후보 단일화나 사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실제 출마자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별로는 경남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9명), 인천(8명), 경북(7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남의 박종훈 교육감, 대전의 설동호 교육감은 세 번째 임기 중으로, 다음 선거 출마가 제한된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감은 연속 3기까지만 재임할 수 있다. 교육감이 공석 중인 세종(7명)·전북(5명)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다른 시·도보다 많은 편이다. 세종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취임, 전북은 서거석 전 교육감의 당선무효형 확정으로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김경진 기자

교육계는 6개월 뒤 치를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경기도가 최대 접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도에선 2010년 첫 직선제 선거 시행 이후 줄곧 진보 진영 후보가 승리하다가 2022년 처음 보수 성향 후보인 임태희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미 안민석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장과 성기선 가톨릭대 교직과 교수(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공약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광주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오경미 전 광주교육청 교육국장은 ‘모든 학생에게 1악기·1운동 교육’, 인공태양 핵융합 연구시설과 연계한 지역 맞춤형 교육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연 성기선 교수는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 수 10명 상한제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자격고사 전환을 제시했다.

과거 교육감 선거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교육 복지 공약’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전북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노병섭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는 ‘1인당 100만 원 경제교육비 지급’을 약속했다. 전북 지역 고3 학생 약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연간 16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표 측은 “학생들이 첫 경제적 결정을 안전하게 경험하도록 돕는 예방형 금융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안민석 전 의원은 ‘맘 편한 에듀카’라는 이름의 등·하교 무상버스 운행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무상급식을 제안한 당사자로서 등·하교용 무상버스를 도입하고,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번 교육감 선거 역시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교육 복지’와 ‘무상 교육’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대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복지 이슈로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선거로 흐를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민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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