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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청문회 시작부터 잡음…"국회 통역기 써라" "불법이다"

중앙일보

2025.12.29 18:52 2025.12.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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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헤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0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 이용을 거부해 청문회장이 일시 소란을 빚었다.

국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이번 청문회는 국회법 63조에 따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열리며, 정무·국토교통·기후에너지환경노동·기획재정·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유관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인 청문위원장으로부터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을 사용할 것을 요구받자 “제 통역사를 사용하겠다. 제 통역사는 UN에서도 통역을 맡았던 사람”이라며 본인과 동석한 통역사를 쓰겠다고 고집했다.

이날 언쟁은 최 위원장이 로저스 대표가 대동한 개인 통역사의 통역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벌어졌다.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 통역에게 “방금 중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 주는데 그 대출 이자에 대해 로저스 대표가 ‘로이스트 레이트’(lowest rate·가장 낮은 비율)라고 했는데 어떻게 통역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로저스 대표의 개인 통역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그렇게 통역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기를 빨리 착용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청문회 당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윤색해 통역했기 때문에 국회 측에서 동시통역을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한민국 국회를 존중한다면 동시통역기를 착용하라”고 지적했지만, 해럴드 대표는 “이건 매우 불법적인(illegal)행위(통역사는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번역)”라며 “저는 여기에 이의제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국회 측에서 개인 통역을 허용했던 건 (해럴드 대표가) 한국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권리 (보장) 차원에서 허용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쟁이 길어지자 청문회장은 비판이 일어나며 일부 고성이 오가기도했다.

이후 소동이 진정된 후 로저스 대표는 왼쪽 귀에는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오른쪽 귀로는 개인 통역사와 소통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가고 있다.



조문규.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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