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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BMW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전장 드라이브’ 거는 이재용

중앙일보

2025.12.29 19:30 2025.12.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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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2월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 등을 살펴본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BMW의 차세대 전기차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완성차 수장들을 만나며 협력 전선을 넓히고,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자율주행 역량을 끌어올리는 등 그룹 전반에 걸쳐 차량용 전장(전자·전기장치) 사업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720’을 BMW의 차세대 전기차 ‘뉴 iX3’에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IVI 반도체는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 정보를 제공하고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등을 지원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뉴 iX3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뉴클래스)’를 적용하는 첫 양산형 모델이다. 올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터쇼 ‘IAA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내 시장에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BMW의 차세대 라인업 전반으로 칩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7시리즈에는 가장 최신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로써 삼성은 아우디(2019년), 폭스바겐(2021년)에 이어 BMW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모빌리티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전기차에는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있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 본사를 직접 방문해 왕촨푸 비야디 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나 모빌리티 협력 강화에 나섰다.

실질적인 기술 확보를 위한 승부수도 던졌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은 지난 23일, 글로벌 전장 업체인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부를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나온 대규모의 전장 M&A다.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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