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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특수' 사라진 소비,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3.3% '뚝'

중앙일보

2025.12.29 20:04 2025.12.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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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과 명절 연휴 효과의 ‘약발’이 떨어지며 지난달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소비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21개월 만에 가장 큰폭으로 줄었다. 역대 최대 수출의 온기가 좀처럼 내수로 전해지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3.5%)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지난 8월(-2.4%)과 9월(-0.1%) 감소한 뒤, 10월 3.6%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줄었다. 비내구재는 작년 2월(-5.4%)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14.1%), 슈퍼마켓 및 잡화점(-8.7%), 무점포 소매(-3.1%) 등에서 감소했다. 인터넷 쇼핑 등이 포함된 무점포 소매는 2022년 11월(-3.9%)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앞서 10월 추석과 일시적인 추위, 각종 할인행사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가 증가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있었다”며 “다만 올해 11월까지 소매판매는 누계 기준으로는 0.4% 증가했고, 연간으로도 3년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산업의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전달 3.7% 급락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공업 생산은 0.6% 증가했는데,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글로벌 AI 수요 폭증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은 7.5% 급증했다. 여기에 갤럭시 Z폴드 등 신제품 출시 효과가 더해지며 전자부품(5.0%) 생산도 동반 상승했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14.1%)의 부진을 딛고 1.5% 늘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7% 증가했다. 금융ㆍ보험(2.2%)과 협회ㆍ수리ㆍ개인서비스(11.1%)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아직 건설 지표 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이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호조와 양호한 소비 심리 등 긍정적 요인이 있다”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내수 회복 모멘텀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온라인 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나 고환율 영향에 대해서는 “정보 유출 사고가 11월 말 언론에 보도돼 이번 지표에는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최근 상승세(환율은 하락)를 보이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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