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돌아갈 곳은 닫혔고, 다시 열릴 수 있는 문은 독일이다. 제이든 산초(25, 아스톤 빌라)의 커리어가 또 한 번 갈림길에 섰다.
제이든 산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인연은 사실상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영국 '팀 토크'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의 발언을 인용해 "산초는 다시는 맨유 유니폼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드 트래퍼드 복귀 가능성은 내부적으로 완전히 정리됐다는 의미다.
산초는 지난여름 맨유를 떠나 빌라로 임대 이적했다. 2021년 맨유가 7,300만 파운드(약 1,415억 원) 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데려온 선수였지만, 이후 몇 시즌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 그려졌던 미래는 끝내 현실이 되지 않았고, 커리어는 '재정비'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흐름을 탔다.
반등의 조짐은 독일에서 나타났다. 산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복귀 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기여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첼시 임대는 완전 이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빌라에서도 아직 확실한 전환점을 찍었다고 보긴 어렵다.
이달 초에는 빌라가 산초의 임대를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팀 토크는 "빌라는 시즌 끝까지 산초에게 시간을 줄 계획"이라며 "후반기에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 완전 이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마노의 입장은 분명했다. 그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맨유는 산초 측에 이미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장은 닫혔고, 다른 시나리오는 없다. 산초는 다시 맨유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 또 다른 선택지가 떠올랐다. '겟 풋볼 뉴스 저머니'는 30일 '스카이 독일' 보도를 인용해 "도르트문트가 산초의 세 번째 영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도르트문트는 공격 자원 보강을 위해 산초를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으며, 현재 맨유에서 산초는 1,800만~2,000만 유로(약 304억~338억 원) 선에서 이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선순위는 아니다. 매체는 "산초가 최상단 타깃은 아니며, 도르트문트는 여전히 여러 선택지를 놓고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산초가 도르트문트와 꾸준히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가능성을 남긴다. 첫 독일 생활은 산초를 월드 클래스 유망주로 끌어올렸고, 두 번째 복귀는 무너졌던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현재 산초의 시선은 빌라에 맞춰져 있다. 이번 시즌 공식전 13경기에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아직 없다. 맨유전에는 출전할 수 없었고, 최근 첼시 원정에서는 교체로 투입돼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빌라는 이 승리로 11연승을 이어갔다.
그 짧은 출전이 평가를 바꿨다. 웨인 루니는 BBC '매치 오브 더 데이'를 통해 "이번 시즌 산초를 자주 보진 못했지만, 첼시전에서의 임팩트는 분명했다"라며 "공을 잡고 전진했고, 수비를 계속 흔들었다"라고 말했다.
맨유의 문은 닫혔다. 남은 선택지는 빌라에서 증명하거나, 다시 도르트문트로 향하는 길이다. 산초의 다음 행선지는 올겨울, 혹은 다음 여름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