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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종전까지 95%?…영토·안전보장부터 여전히 '산넘어산'

연합뉴스

2025.12.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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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근접 징후 없다"…남은 5%에 푸틴 거부할 사안들 러 시간끌기도 난제…"트럼프 중재 지속만큼은 우크라에 이득"
우크라 종전까지 95%?…영토·안전보장부터 여전히 '산넘어산'
"합의근접 징후 없다"…남은 5%에 푸틴 거부할 사안들
러 시간끌기도 난제…"트럼프 중재 지속만큼은 우크라에 이득"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이 여전히 공회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에 95% 도달했다고 진단하지만 핵심쟁점을 보면 중재 초기부터 이어온 실체 없는 낙관론일 뿐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정상회담에서 핵심쟁점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대한 통제권,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안전보장,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소유권 등이 난제로 재확인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해 돈바스 전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요새 지역에서 러시아를 배제한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한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는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철수가 먼저며 이후 60일간 휴전 중 국민투표를 통해 이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미러정상이 추후 통화에서 휴전 때문에 전쟁이 길어진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핵심쟁점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안전보장을 두고도 여전히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이 거의 합의됐다면서 유럽이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고 미국은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서방 군대를 들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집단방위 체계를 만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안은 러시아에서 지금까지 줄곧 러시아에서 논외로 여겨오던 사안이다.
가디언은 "협정 일부가 아니라 러시아에 강제로 부과돼야 할 사안"이라며 러시아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이자 전쟁 후 러시아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 원전 문제에서도 여전히 각국은 평행선을 달린다.
미국은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공동 기업을 세워 자포리자 원전 지분을 동등하게 보유하고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는 방식을 원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운영 개입 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상황이 이 정도 되자 글로벌 매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95% 합의설이 사실상 아무 진전이 없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디언은 "불행하게도 남은 5%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의해야 하는 문제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며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선거 공약부터 시작된 과도하게 낙관적인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협의하는 종전안에 평화 추구라는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고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전술로 관측되기도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전장의 우위를 고려해 시간끌기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 자체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종전에 대해) 말을 하도록 만드는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현안에서 발을 빼지 않고 종전 협상에 계속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과는 달리 협상의 최종 시한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시간에 쫓겨 불리한 종전안에 도장을 찍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NYT는 과거 아슬아슬한 상황을 여러 차례 연출했던 양국 정상의 회담을 떠올려 봤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협상이 교착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조차도 성공의 척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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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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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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