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새해가 기대보다 걱정으로 다가오는 이에게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Butterfly)’ 청취를 권한다. 영화 ‘국가대표(2009)’의 주제가로 유명해진 곡이다. 누군가는 올림픽 시즌에나 듣는 노래 정도로 기억하겠지만, 내겐 좌절에 빠진 이를 응원하는 최고의 ‘힐링송’이다.
베이스 드럼 연타로 한껏 기대감을 높이는 도입부, 반짝반짝 빛나는 일렉트릭 기타 음색, 적당한 고음, 무심한 듯 청량한 이승열의 목소리…. 이유를 꼽자면 끝도 없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노래의 추천 포인트는 가사에 있다.
첫 소절은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몰라”라는 ‘남 탓’으로 시작된다. 화자는 뒤이어 속삭인다. “나는 알아, 내겐 보여. 찬란한 너의 날개”라고. 멜로디가 최고음을 향해 갈 때쯤엔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라며 위로의 정점을 찍는다. 한 마디로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라는 ‘무한 위로’가 이 노랫말의 요지다.
발매 20년이 다 돼가는 이 ‘나비의 힐링 능력’은 MZ에게도 통하나보다. 이달 초 회사 노조에서 주최한 노래자랑에서 새내기 기자 3인방이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부른 노래가 버터플라이였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며 여기저기 다치고 깨지고, 때론 곤욕스러운 무대에 올라야 하는 이들에게 이만한 ‘셀프 위로’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다 잘 될 거라는 말이 막연하기만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해의 시작을 불만으로만 채우는 것도 별로인 노릇 아닐까. 걱정이 희망을 덮칠 때 한 번만 버터플라이 가사에 귀 기울여 보자.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벅차도록 아름다운 그대여.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