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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조이너의 마켓 나우] 2026년 글로벌 경제, 안정 속의 불확실성

중앙일보

2025.12.30 07:10 2025.12.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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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조이너 IFM인베스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격동의 2025년은 시장을 흔들었지만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연초 미국의 관세 발표로 정책 신뢰가 흔들리고 자산 가격이 요동쳤지만, 충격은 비교적 빠르게 흡수됐다. 다만 무역 갈등과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내년의 세계 경제는 ‘위기 이후의 반등’보다는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균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선진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낮다.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겠지만, 단기간에 실물경제를 크게 훼손할 촉매는 뚜렷하지 않다. 글로벌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할 공산이 크다. 유로존과 영국, 일본은 구조적 제약 속에서 완만한 둔화를 피하기 어렵다.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재정·금융 여건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선진국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성장 경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그러나 성장 전망만으로 투자 환경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놓여 있다. 미국 중간선거, 미·중 무역 갈등, 관세 체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투자자의 시야를 흐린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준의 정책 기조와 제도적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그 파급력은 자산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거시정책의 큰 틀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확장적 재정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포퓰리즘의 확산과 국방비 증액 압박 속에서 주요국 정부가 재정 긴축으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 여지는 제한적이다. 미국 연준은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스탠스를 취할 수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을 제외하면 ‘완화 이후 동결’이 가장 현실적인 기준 시나리오다. 정책 당국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느슨한 재정 기조 사이에서 불편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여전히 AI가 핵심 테마다. 다만 미국 증시가 견조한 수익을 유지하려면 AI가 아닌 부문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별로 보면,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반면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외 선진국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채권 시장에서는 최근 벌어진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격차가 일부 좁혀지며 반등이 가능하지만, 큰 폭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실물자산, 특히 비상장 인프라 부문은 2026년 예상되는 변동성에 대응할 매력적인 방어 수단으로 주목된다.

알렉스 조이너 IFM인베스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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