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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독재자' 엘살바도르 부켈레 "2033년까지 집권하고파"

연합뉴스

2025.12.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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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취임 후 위헌 논란에도 정권 연장…2027년 대선 재출마 가능성
자칭 '독재자' 엘살바도르 부켈레 "2033년까지 집권하고파"
2019년 취임 후 위헌 논란에도 정권 연장…2027년 대선 재출마 가능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쿨한 독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중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44)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내 뜻대로라면 2033년까지 계속 대통령으로 일하고 싶다"면서 장기 집권 의지를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구독자 2천만명에 육박하는 스페인 유튜버 '데그래프'(TheGrefg) 채널에 전날 공개된 49분 31초 분량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2027년 이후 퇴임하거나 (대통령) 임기를 2033년까지 소화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결정 전이지만, 내 의지대로라면 10년은 더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자기 아내와 2029년에 대통령직을 내려놓기로 합의했다면서도 "대선 일정이 변경되면서 애초 계획 역시 조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대야소 지형의 엘살바도르 국회는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면서 차기 대선을 2029년보다 2년 앞당긴 2027년에 치르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가결했다. 또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도 폐지했다. 기존엔 단임제였다.
이에 따라 부켈레 대통령은 1983년 헌법 제정 및 1992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 협정 체결 후 처음으로 엘살바도르에서 10년 넘게 대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텄다.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37세의 나이로 정권을 잡은 뒤 2024년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엘살바도르 헌법에는 연임 금지 조항이 있었지만, 친(親) 부켈레 성향 사법부의 위헌적 유권 해석과 '꼼수' 권한대행 체제로 이를 비켜갔다.

법적 논란과는 별개로 부켈레 대통령은 만연한 갱단 범죄와 부패 척결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군사독재와 유혈 내전, 경제난 속에 수도 산살바도르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운 폭력 조직 때문에 불안한 일상을 보냈던 주민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지지율로 부켈레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갱단원을 한꺼번에 가둬두는 대형 교도소 '세코트'(CECOT) 설립·운영은 중남미 주변국에서 앞다퉈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또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를 세코트에 수용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그 대가를 받는 '아웃소싱 수감'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인권 침해와 부당 구금 등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 '철인왕'(플라톤이 제시한 이상적인 통치자)이라는 문구를 적어두곤 하는 부켈레 대통령은 인권 단체와 일부 언론들의 비판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는 전 세계 처음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비트코인 시세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가 예산을 동원한 엘살바도르 손해 역시 막심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현재는 매도 이익(미실현)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는 현재 7천516.37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는 약 6억6천만 달러(9천500억원 상당)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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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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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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