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내 삶의 전부였다”며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고, 그 길 위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보름은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5000m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꾸준히 입상했다.
다만 선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 이후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 결과 고의성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고, 김보름은 억울함을 벗었다. 그는 허위 주장으로 피해를 봤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김보름은 은퇴 소감에서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도 지나왔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제2의 인생을 앞둔 그는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며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내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