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만화 캐릭터 ‘국민 펭귄’ 뽀로로가 갑작스럽게 사과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뽀로로와 친구들’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 20일 검은 정장을 입은 뽀로로가 사과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뽀로로는 “매일매일 저만 재밌게 놀아서 죄송하다. ‘노는 게 제일 좋다고 했으면서 의대 갔네’(라고 수군거리는데) 의도치 않게 많은 분의 기분을 상하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뽀로로가 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영상에는 ‘노는 게 제일 좋아’, ‘의대 논란’ 등의 해시태그가 달렸다.
해당 영상은 31일 현재 인스타그램 조회 수 193만회를 넘겼고 ‘좋아요’ 10만여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뽀로로의 사과 영상은 ‘뽀로로 의대 진학’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트)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1년 만화 영화 ‘뽀로로의 대모험’ 포스터 제목을 ‘뽀로로 의대 모험’으로 잘못 읽은 한 네티즌이 “띄어쓰기를 잘해달라”며 수정을 요청했고 이후 ‘뽀로로 의대 진학’ 밈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10여년 전 출시된 뽀로로 병원놀이 장난감 세트까지 소환됐다. 장난감 포장에는 뽀로로가 의사 가운을 입고 진료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네티즌들은 “노는 게 제일 좋다던 뽀로로가 의대에 갔다”며 관련 밈을 SNS 등에 공유했다. ‘노는 게 제일 좋아’는 뽀로로의 대표적인 주제곡 중 하나로, 함께 모여서 놀자는 가사가 담겼다.
일각에서는 SNS에서 퍼진 ‘뽀로로 의대 진학’ 밈을 뽀로로 제작사가 공식적으로 받아친 배경에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의대 쏠림 현상을 꼬집은 풍자라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자연 계열 정시 학과 분포에서 상위 1% 학생의 76.9%가 의대를 선택했고 자연계 일반학과는 10.3%에 불과했다.
뽀로로의 사과 영상에는 “얼마나 의대가 난리이면 뽀로로까지 이런 영상을 만들었을까”, “놀면서 의대에 진학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해당 사과 영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관계자는 “2023년 뽀로로 20주년 땐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나갔는데 올해는 ‘뽀로로 붐’을 일으키고자 전사적으로 ‘노는 게 제일 좋아’ 프로젝트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축제 때 학생들이 뽀로로 주제곡을 떼창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 입시를 앞둔 친구들이나 막 대학생이 된 친구들에게도 뽀로로의 소구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의대 논란’ 사과 영상도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으로 보면 된다. 마침 최근에 의대 얘기가 화제가 되기도 해서 사과 영상을 올렸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주실 줄은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