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언론, 당국 조사 인용 보도…"원자로 덮개 옮기다 사고"
우크라전 파병 대가로 러→북 군사 기술 이전 의심
"작년 스페인서 침몰 러 화물선, 핵잠 부품 싣고 북한행 가능성"
스페인 언론, 당국 조사 인용 보도…"원자로 덮개 옮기다 사고"
우크라전 파병 대가로 러→북 군사 기술 이전 의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년 전 스페인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이 사고 당시 핵 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부품을 싣고 북한으로 향하던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해상·해운 전문 매체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The Maritime Executive),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스페인 언론 라 베르다드(La Verdad)는 작년 12월 카르타헤나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러시아 무기 수송선 '우르사 마요르'호가 당초 신고 내용에 없던 대형 화물을 싣고 운항 중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선미에 방수포로 덮여있던 이 대형 화물이 연료가 실리지 않은 해군용 원자로 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으며, 해당 화물이 북한을 목적지로 운송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우르사 마요르호는 러시아의 무기 운반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초 당국은 이 배가 시리아를 경유해 러시아 기지로 무기와 장비를 운송하는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1일 선박이 비정상적으로 항로를 변경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틀 후 조난 신고가 접수됐다. 스페인 당국은 수색·구조 작업에 나섰다. 실종된 2명을 제외한 승무원 14명은 구조됐고, 이후 배는 침몰했다.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배는 선체 내부 또는 외부에서 발생한 폭발이 생긴 후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가라앉았다.
침몰 경위를 수상하게 여긴 스페인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선장은 처음에는 화물이 빈 컨테이너 100여개, 대형 크레인 2개, 러시아 쇄빙선 프로젝트용 대형 부품 2개로 구성됐으며, 모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화물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항공 감시 자료를 살펴본 결과, 2개의 대형 부품은 각각 약 6∼7.6m 크기에 무게는 65톤(t)으로 추정됐다. 일반적인 쇄빙선 부품으로 보기에는 비정상적으로 무거운 물체였다. 이후 선장은 이를 '맨홀 덮개'라고 말을 바꿨다.
라 베르다드는 스페인 조사 당국이 이 화물이 소련 시절 개발된 VM-4SG 핵잠수함 원자로 케이싱(외부 덮개)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VM-4SG는 현재도 러시아 해군 델타Ⅳ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일부에 탑재돼 운용 중인 모델이다.
스페인 당국은 또 이들 부품이 북한으로 운송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목적지는 라선항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과 미국,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한 북한에 그 대가로 군사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진수한 핵잠수함이 원자로 설계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며, 완성된 러시아산 원자로가 통째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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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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