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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철 “이혜훈 발탁, 강남 보수 겨냥 카드…가장 큰 피해자는 오세훈”

중앙일보

2025.12.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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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된 것을 두고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강남의 합리적 보수층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인사”라며 “이번 인사로 가장 큰 정치적 피해를 본 인물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라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의원 지명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세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로 “민주당 내부에서 누가 대통령의 인사권과 정국 주도권을 인정하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를 들었다. 장 소장은 “이 전 의원은 민주당 진영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사인데도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에 대한 당내 반응을 통해 ‘내 편’과 그렇지 않은 쪽을 가려보려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두 번째 노림수로는 야권 지형 변화 가능성을 거론했다. 장 소장은 “이 대통령이 스스로는 중도 우파 쪽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국민의힘은 더 오른쪽, 극우 쪽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강조해온 기조와 달리, 최근 발언이 거칠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했다.

세 번째로는 서울시장 선거에 미칠 파장을 지목했다. 장 소장은 “이 전 의원이 서초에서 3선을 지냈고,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강남의 합리적 보수층을 겨냥한 카드”라며 “강남 유권자들에게 ‘이재명 정부도 보수 인사와 보수 정책을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은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강남에서 몰표가 나와야 다른 지역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데, 이번 인사로 합리적 보수층 일부가 ‘굳이 민주당 서울시장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고 판단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적 해석과 별개로 이 전 의원의 전문성도 강조했다. 장 소장은 “2008년 약 1년간 이혜훈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며 “상당히 전문적이고 능력이 많은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경력 등 능력적인 부분을 이재명 대통령이 높이 봤을 것”이라며 “정치적 노림수가 있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장관직을 맡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과거 ‘윤석열 어게인’ 집회 발언이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알고도 지명한 만큼 결정적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번 인사를 두고 “판을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며 “국민의힘을 주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확장 재정에 비판적인 경제학자인 이 전 의원을 기용한 것은 비판적 의견도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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