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이 시의원 공천 신청자로부터 1억원을 전달받아 보관 중이라는 취지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상의하는 녹취 음성이 공개된 것을 두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서 “깜짝 놀랐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의원들 모두가 거의 멘붕(멘탈 붕괴)에 빠져 있는 그런 정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모든 선거의 승패는 투명한 공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천 관리를 아주 엄격하게 제도적으로 만들어 온 민주당이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어서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사실은 죄송하지만 국민의힘에나 있을 일 아닌가 생각해왔는데 우리 당에 있다니 지금도 사실은 반신반의”라며 “당의 윤리감찰을 통해 밝혀질 부분이고 고발자가 나왔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내용”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의원 갑질 건이 터졌을 때 ‘동지는 같이 우산을 써주는 거’라고 우호적으로 했는데 이번엔 전혀 다르다”는 물음에 박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와 크기가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에 있었던 문제(갑질 논란)를 감히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 전체가 시스템에 의심을 받게 되고 민주당이라고 하는 당명 자체가 의심을 받게 되는 그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9일 MBC가 공개한 음성 녹음에서 김 원내대표는 “어쨌건 1억원을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긴 쉽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또 “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상 제가 도와드려도 안 되지만 정말 일이 커진다”며 “법적인 책임뿐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 의원은 “제가 어떻게 하면 되냐” “저 좀 살려 달라”고 읍소하며 “딱 결과가 나자마자 그게 실시간으로 다 전달이 되고 김경 (서울)시의원이 보좌관에게 전화 와서 그렇게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화 말미에 “안 들은 걸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통과시킬 수 없다”며 “이것에 대해 내가 안 이상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묵인하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날 김 시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고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강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천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김 시의원도 “공천을 대가로 그 누구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한편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등에 대한 뇌물 등 혐의 고발 사건을 3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경찰은 곧 고발인을 불러 고발 취지를 조사한 뒤 본격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