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강선우 민주당 의원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던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져 논란에 휩싸였다. 컷 오프(공천 원천 배제) 대상이던 김경 서울시의원이 강 의원 보좌진 측에 1억원을 건네며 구제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 의원에 대한 공개 비판이 이어지는 등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할 때보다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박 대변인은 “선거의 모든 승패는 투명한 공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래서) 공천 시스템을 엄격하게 제도적으로 만들어온 민주당이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건 너무 충격적”이라고 했다. 친명계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경 시의원이 돈을 주고 공천을 받으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 녹취록을 보면 행위의 발단이 강 의원에 의해 시작됐다”며 “(윤리감찰단에서) 강 의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는 지난 7월 강 의원이 장관 후보자일 때와 대조적이다.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던 정 대표는 이른바 ‘변기 청소’ 보좌진 갑질 의혹이 제기됐을 땐 강 의원을 적극 엄호했다.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강 의원이 낙마한 후에는 “강선우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정 대표는 1억원 녹취록이 공개된 다음 날인 지난 30일 곧바로 강 의원을 윤리 감찰 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박 대변인은 “갑질 의혹 때와는 크기가 다르다”며 “대표가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 전체가 시스템을 의심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 공세도 거세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인 범죄에 가깝다”며 “돈을 받는 즉시 범죄가 되기에 강 의원은 물론 이를 눈감아 준 김 전 원내대표는 응당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뇌물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고발장을 배당받아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