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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물가 2.1%↑, 먹거리 물가 부담 여전…12월은 고환율에 석유류 들썩

중앙일보

2025.12.30 20:24 2025.12.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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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식료품 등 서민 체감이 큰 먹거리 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달 소비자물가는 달러당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2.3% 올랐다.

31일 국가데이터처는 이같은 내용의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2.1% 올랐다. 이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에서 2021년 2.5%, 2022년 5.1% 등으로 오르다 2023년 3.6%, 지난해 2.3%로 내려왔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2·2023년도에는 석유류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기타 서비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상승 폭이 컸다”며 “올해는 국제유가 가격 하락으로 석유류, 공공요금 등이 2022·2023년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3.2%), 음식·숙박(3.1%) 등이 3%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보험서비스료·공동주택관리비 등이 포함된 기타 상품·서비스도 4.5% 올라 상승 폭이 컸다.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전년 대비) 이미지. 자료 국가데이터처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5.9%에서 올해 2.4%로 둔화했다. 다만 농산물은 지난해 작황 부진 등으로 전년 대비 높은 상승률(10.4%)을 보였던 기저효과로 올해는 변동이 없었던(0%) 반면, 축산물(4.8%)과 수산물(5.9%)은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6.3%), 쌀(7.7%), 고등어(10.3%), 수입 쇠고기(4.7%) 등 밥상 물가에 영향을 주는 품목이 크게 올랐다.

가공식품(3.6%), 석유류(2.4%) 등이 포함된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도 지난해 1.5%에서 올해 1.9%로 올랐다. 가공식품 중에서도 커피(11.4%), 빵(5.8%) 등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석유류는 2023년(-11.1%)과 지난해(-1.1%)에는 하락세였는데, 2022년(22.2%) 이후 3년 만에 다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환율 여파로 수입 먹거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 미국산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이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3% 올랐다.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로, 원화 약세(고환율)가 심화한 영향이 석유류와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가격은 6.1% 오르며, 올해 2월(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4.1%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쌀(18.2%), 사과(19.6%), 수입 쇠고기(8%)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우선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어 수입 및 생산자물가, 최종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이달 석유류, 축·수산물 일부 품목 가격 상승에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도한 원화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지면 물가 불안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가 2% 내외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2% 수준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생활물가가 2%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만큼, 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 등에 유의하면서 물가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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