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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다녀온 박지원의 친필 ‘열하일기 초고본’ 보물 된다

중앙일보

2025.12.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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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자료는 총 4종 8책으로, 청에서 귀국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고본 즉, 저자가 친필로 쓴 원고로 만든 책이다.   사진은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 일부. 사진 국가유산청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은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사절단에 포함돼 연경(燕京·북경), 열하(熱河) 등을 여행하고 156일간의 경험을 ‘열하일기’(熱河日記)로 남겼다. 일기체 형식의 견문록엔 청의 선진 문물, 당대 문인들과의 교유 등이 담겼다. 연암의 초고는 이후 제자 및 동료 학자들과 의견 나눔 속에 손질돼 1783년 완성됐고 이후 여러 전사본(傳寫本, 저자 작성본을 다른 사람이 옮겨 베껴 쓴 책)을 낳았다.

박지원이 직접 쓴 ‘열하일기’ 초고본이 국가지정유산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초고본은 4종 8책으로 해당 박물관 소장 자료(10종 20책) 가운데 박지원 친필 고본(저자가 친필로 쓴 원고로 만든 책)으로 판단되는 것들이다. 박지원의 저작물은 생전에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필사본의 형태로만 유통되다가 1932년에야 박영철에 의해 『연암집』(17권 6책)으로 처음 활자 간행됐는데 학계에선 이를 ‘정본’이라고 부른다.

국가유산청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자료는 총 4종 8책으로, 청에서 귀국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고본 즉, 저자가 친필로 쓴 원고로 만든 책이다. 사진은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 중 원·형·이·정(4책).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 예고된 초고 가운데 연행음청(燕行陰晴) 건·곤(2책)엔 정본에 없는 서학(西學) 관련 용어와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행음청록(燕行陰晴錄) 4·연행음청기(燕行陰晴記) 3(1책)은 가장 초기 고본의 모습을 보이며, 고본 열하일기 원·형·이·정(4책)은 서문과 단락을 갖춘 점, 열하피서록(熱河避暑錄)(1책)은 정본에 없는 내용을 다수 수록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책은 퇴계 이황의 후손이던 한문학자 이가원(李家源·1917~2000) 전 연세대 교수가 소장했다가 1986년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 기증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처음 제작될 당시의 형태와 저자인 박지원 및 그 후손 등에 의해 수정·개작(改作)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서로 당대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으로 볼 때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1759년 제작),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9세기 후반 통일신라 추정),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1682년 제작) 등 3건도 보물로 함께 지정 예고했다.

국가유산청은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 3건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경기 가평 현등사의 불화는 1759년에 제작됐다.   사진은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 3건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전북 임실 진구사 터에 남은 불상은 9세기 후반 통일신라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 3건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경남 양산 신흥사의 불상은 1682년에 완성해 봉안한 작품이다.   사진은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한다.





강혜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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