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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논란에 '물류 동맥' 아덴만 긴장

연합뉴스

2025.12.3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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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 주둔 가능성 주목…예멘 반군 경고장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논란에 '물류 동맥' 아덴만 긴장
이스라엘, 군 주둔 가능성 주목…예멘 반군 경고장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미승인국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처음 인정하면서 '물류 동맥' 아덴만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아덴만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소말릴란드를 후티 반군을 타격할 군사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한 배경 중 하나로 후티 반군을 겨냥한 군사기지 설치 가능성을 꼽았다.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해 우방으로 만든 뒤 예멘을 장악한 후티 반군 공격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스라엘이 이미 소말릴란드를 잠재적인 군사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예멘 반군을 폭격한 적이 몇차례 있지만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장거리 비행을 해야만 했다.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다가 지난 10월 휴전으로 공격을 중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이미 소말릴란드에 군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면 후티 반군 타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소말릴란드가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국가 승인의) 반대급부는 이 지역에 군사적 존재를 구축하도록 허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아프리카 관계 연구소의 아셰르 루보츠키 선임연구원은 FT에 "후티의 위협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발표 이튿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재개를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티 지도자 압둘말릭 알후티는 성명에서 "소말릴란드에서의 어떠한 이스라엘 주둔도 우리 군의 군사적 목표로 간주한다"며 "이는 소말리아와 예멘에 대한 공격이자 지역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예멘과 소말릴란드 사이의 아덴만은 수에즈운하를 빠져나와 홍해를 지나 인도양으로 향하는 선박이 지나는 글로벌 핵심 해상 교역로 중 하나다. 아덴만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소말릴란드의 국가 승인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결정에 반대하는 데다 이스라엘에 힘을 싣는 미국마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발행된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아프리카연합은 "소말리아의 통합·주권·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대륙 전반의 평화와 안정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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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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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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