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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5%·쌀 8%·고등어 10%↑…‘서민 밥상’ 때린 물가

중앙일보

2025.12.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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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비자물가 2.1% 상승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2.1% 상승하며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품 물가는 3.2% 상승, 전체 상승률을 웃돌았다. 특히 농수산물 일부 품목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뉴스1]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1%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식료품 등 서민 체감이 큰 먹거리 물가가 크게 뛰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원화 약세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등 여파로 2.3% 올랐다.

31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2.1% 올랐다.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에서 2021년 2.5%, 2022년 5.1% 등으로 오르다 2023년 3.6%, 2024년 2.3%로 내려왔다.

귤(18.2%), 고등어(10.3%), 쌀(7.7%), 돼지고기(6.3%) 등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대비 2.3% 올랐다. [뉴스1]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2024년 5.9%에서 지난해 2.4%로 둔화했다. 농산물은 2024년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상승률(10.4%)을 보였던 기저효과로 지난해 변동이 없었다(0%). 반면 축산물(4.8%)과 수산물(5.9%)은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6.3%), 쌀(7.7%), 고등어(10.3%), 수입 쇠고기(4.7%) 등 밥상 물가에 영향을 주는 품목 가격이 특히 튀었다.

가공식품(3.6%), 석유류(2.4%) 등이 포함된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도 2024년 1.5%에서 지난해 1.9%로 올라섰다. 가공식품 중에서도 커피(11.4%), 빵(5.8%) 등의 가격이 치솟았다. 석유류는 2023년(-11.1%)과 2024년(-1.1%)에는 하락세였는데, 2022년(22.2%) 이후 3년 만에 다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에 석유류 가격이 6.1% 상승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견줘 2.3% 올랐다.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로, 원화 약세(고환율)가 심해진 영향이 석유류와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가격은 6.1% 오르며, 지난해 2월(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4.1%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년 대비 쌀(18.2%), 사과(19.6%), 수입 쇠고기(8%)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과도한 원화 약세가 올해도 이어지면 물가 불안 역시 지속할 수밖에 없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생활물가가 2% 후반(상승률)으로 여전히 높은 만큼, 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 등에 유의하면서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지원대책을 내놨다. 우선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요금 감면 폭을 확대한다. 오는 3월까지 전기요금은 월 최대 1만6000원, 도시가스 요금은 월 최대 14만8000원까지 깎아준다. 등유·액화석유가스( LPG)를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20만 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14만7000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총 지원액은 51만4000원까지로 늘린다.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겐 가구당 연탄소비쿠폰 47만2000원어치를 지원한다. 대학생과 산업단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은 대폭 확대한다. 대학생은 연간 450만 명에서 540만 명으로, 산단 근로자는 5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늘린다.





남수현.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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