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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310) 혹한(酷寒)
중앙일보
2025.12.31 07:04
2025.12.3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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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酷寒)
윤석산(1947∼ )
입 앙다문 눈꽃송이 유리창에 달라붙어
눈 부릅떠 다만 소리치듯 노려본다
이것아 버려진 것은 우리가 아냐 아냐
난세(亂世) 아님이 또 우리에게 있었던고
발자국 어지러이,
가슴 헐어낸 당대(當代)가
뉘보다 먼저 저만치 절룩이며 걸어간다
-시조시학(1995 상반기호)
일어서는 올해
2026년 새해가 밝았다. 국운이 술술 잘 풀리기를 기원한다.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난세 아닌 해가 우리에게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파란만장했다. 시인은 그것을 ‘가슴 헐어낸 당대’라고 표현한다. 뉘보다 먼저 저만치 절룩이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버려진 것은 우리가 아니다. 입 앙다물고 눈 부릅뜨고 기어코 일어설 것이다. 그때가 바로 올해가 될 것이다.
윤석산 시인은 한국시인협회 회장과 천도교 교령을 지냈다. 시조전문지의 청탁을 받고 10편의 시조를 써서 실었다. 자유로운 영혼이 전통시의 정형률을 지키느라 고심한 흔적들이 역력하였다. 올해 팔순을 맞는 그가 건강하시고, 우리 시조를 더 지어 보여주기를 바란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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