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잡는 검사’로 이름을 알린 조승식(사진)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3세.
충남 홍성 출신인 고인은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19회에 합격했다. 1979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대구·수원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을 역임하고 2008년 퇴직했다.
고인은 1981년 전주지검 군산지청 근무를 계기로 조직폭력 범죄 수사에 본격 투신했다. 이후 2003년 천안지청장 재직 시까지, 초임 시절과 검사장 승진 이후를 제외한 대부분의 검사 생활을 조폭 범죄 수사에 바쳤다
전주·부산 등 주요 근무지마다 조직폭력배를 일망타진하며 조폭들 사이에서는 ‘해방 이후 가장 악질적인 검사’로 불릴 만큼 공포의 대상이었다.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와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 등 이른바 ‘전국구 조폭’들도 모두 고인 수사로 검거됐다. 특히 1990년 5월 서울지검 강력부 근무 당시,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차고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사우나에서 김태촌씨를 직접 검거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그는 조폭 수사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서는 “사명감이 가장 컸고, 14년간 암 투병 끝에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걱정을 잊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고 했다.
고인은 검도 6단 유단자였으며, 색소폰 연주와 볼룸댄스에도 조예가 깊었다. ‘조직범죄수사기법’ 논문을 남겼고, 근정포장(1989)과 홍조근정훈장(2002)을 수훈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은 2일 오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