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28회) 동기인 김성식 변호사가 내정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코드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장관 인사나 공공기관장 등 정부 요직에 사시 동기 9명을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공직을 개인 로펌으로 만드는 ‘명(明)피아’ 천국”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가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일 때 직권남용 관련 사건의 변호인이었던 점이 알려지며 논란은 커지고 있다. 2022년 11월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유재훈 현 사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이고, 문재인·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김태현·위성백·곽범국 전 사장도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었다. 예보 사장 임기는 3년으로, 지난해 기준 연봉은 3억원이 넘는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 대통령은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하더니, 전문가를 앉혀야 하는 자리에 사시 동기들을 채워 넣고 있다”며 “전형적인 정실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들은 정부 요직을 줄줄이 꿰차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조원철 법제처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위철환 중앙선관위원, 차지훈 주유엔대사,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중앙노동위원장(장관급)에 임명된 박수근 한양대 명예교수도 사시 동기다.
이들 중 조 법제처장은 대장동·위증교사 사건, 이 금감원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선거법 위반 사건, 차 대사는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을 맡았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개인 로펌 정부’라고 불러도 무방할 지경”이라며 “국민 혈세를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방어해 준 성공보수로 줘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