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권 6개월 만에 도덕성 위기에 직면했다. 주식 차명 거래부터 준강제추행 혐의에 시의원 공천 헌금 수수·방조 의혹까지, 그 양태도 다양하다. 국회 과반(166석)을 보유한 덕에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도덕 불감증에 빠진 것 같다”(수도권 중진 의원)는 자성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집권 후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전·현직 민주당 의원은 1일 현재 6명이다. 지난해 8월 4일 당시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이춘석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보좌관 명의로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지난해 12월 23일 검찰에 송치됐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이 의원을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최고위원회 의결로 전격 제명했다.
이례적으로 신속·강경했던 민주당의 대응은 시간이 흐르며 차츰 무뎌지기 시작했다.
최민희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인 지난해 10월 18일 국회에서 딸 결혼식을 치러 구설에 올랐고, 10월 26일 피감기관명과 축의금 액수가 나란히 적힌 텔레그램 화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7일에는
장경태 의원이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하려 했다는 혐의(준강제추행)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장 의원은 고소인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2일 본회의장에서는
문진석 의원이 김남국 당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중앙대 동문인 지인에 대한 인사를 청탁하는 텔레그램 화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혔다. 그러나 세 의원은 여전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최민희), 서울시당위원장(장경태),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직을 유지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장 의원에 대해서만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는데, 이 역시 한 달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는
김병기 의원이 ▶호텔 숙박권 무상 이용(22일) ▶가족 공항 의전 특혜(24일)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은폐(29일) ▶시의원 공천 헌금 수수 방조(29일)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의 당사자인
강선우 의원에 대해선 정 대표가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예외였다.
민주당 안에서는 집권 초 현역의원 발(發) 사건·사고가 잦은 데 대해 “집권 초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답지 못한 모습”(서울 지역 의원)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대 여당인 탓에 외부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각종 의혹이 제기된 6명의 의원 모두 야권이 아닌 본인 또는 내부로부터 제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솔직히 당의 기강이 무너져 위태로워 보일 정도”라며 “다행히 야권이 지리멸렬해 겨우 연명하고 있다는 자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집권 후 첫 원내대표가 개인 비리 의혹으로 중도 하차하는 초유의 상황에도 “예전의 민주당이면 선거보다는 추대 방식으로 위기 상황을 수습하자고 했을 텐데, 지금은 말만 ‘원팀’이지 각자 유불리만 따지며 셈을 하려 든다”(친명계 중진)는 지적이 나온다.
어수선한 당 분위기와 각종 의혹 수습이란 과제를 떠안은 정청래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설 전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직후 공보국을 통해선 “사법개혁 관련 입법도 설 연휴 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고위원 3명(전현희·김병주·한준호)이 이미 광역단체장 출마를 이유로 집단 이탈한 당 지도부를 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12월 26일 정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에 대해 ‘대리 사과’ 한 뒤로는 의원들에게 “정 대표와 가까운 최민희·장경태 의원은 왜 감싸는 것이냐”는 일부 당원들의 문자도 쇄도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부터 도덕적 권위가 바로 서야 리더십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