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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 대외 메시지 없이 내치 집중…파병부대엔 축전 보내

중앙일보

2025.12.3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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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2026년 신년경축공연'이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경축공연에 참석해 연설을 했지만 관심을 끌었던 대미·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은 자신의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성과를 부각하면서 주민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파병 장병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 결속을 통해 각 분야에서 계획한 성과 추동에 주력하면서 다가오는 노동당 9차 대회 준비에 집중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날 "2026년 신년경축공연이 수도의 '5월 1일 경기장'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공연은 1일 0시를 전후에 열린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은 딸 주애, 부인 이설주와 함께 참석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해의 성과를 부각하면서 내부 결속에 무게를 뒀다. "우리는 2025년에 조국을 더 높은 힘과 존엄의 경지에 올려세웠다"라고 자평하면서다. 그는 "이 나라의 모두가, 누구라 없이 올 한 해(2025년) 정말로 수고가 많았다"라고도 했다.

이어 "수도의 문명이 지방을 개혁하고 지방의 전변이 수도의 발전을 촉진하며 (중략)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지향한 역사적 위업은 그 첫 단계를 성과적으로 경유해 왔다"라면서 자신들의 '지방발전 20×10 정책'(2024년부터 10년간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의 성과를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신년경축공연'에 참석한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군을 향해서는 "막중한 고생을 감내하면서 창조와 변혁의 전위에서 경이적인 성과들을 이룩했으며 생명을 바쳐 이뤄낸 고귀한 승리로서 후세가 우러를 영웅적인 연대를 안아 올렸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군을 단순한 무력 집단이 아닌 '창조와 변혁의 전위'로 묘사한 건 각종 치적 사업에 투입된 군의 희생을 영웅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김정은은 연설과 사진 촬영을 통해 러시아 파병부대 장병과 그 가족을 각별하게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전날 보낸 축전에서는 "동무들은 모두가 영웅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엄과 명예를 지켰다"라면서 "동무들의 희생적이며 헌신적인 투쟁에 의해 조선(북한)과 러시아의 전투적 우의와 친선, 불패의 동맹적 관계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무들 뒤에는 평양과 모스크바가 있다"라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군 러시아 파병의 정당성과 성과를 부각하고 이에 따른 경제·군사적인 이익을 '국가 존엄의 상승'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이 "2026년은 동무들이 해외 전장에서 쌓아가는 혁혁한 위훈들과 더불어 또다시 위대한 조선의 해로 떠오를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왼쪽)가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신년경축공연에서 러시아 파병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가족의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주민들의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2025년에 우리가 믿은 것은 오직 인민의 애국 충심"이었다면서다. 그러면서 인민군 장병들과 노동자·농민, 여자 축구선수, 지하 막장과 발전소 건설장 등의 성과를 일일이 거론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이날 약 2300자 분량의 짤막한 연설에서 '인민'이란 단어를 10번이나 언급하면서 자신의 '인민대중 제일주의' 기조를 부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설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주민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주입해 새로운 동원령을 내리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김정은에게 보낸 연하장을 다른 나라 정상의 연하장 발송 소식과 묶어 간략하게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고받은 축전을 상세히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난 9월 김정은의 방중에도 불구하고 경제·무역·관광 등 북한 측이 원하는 주요 현안과 관련해 특별한 진척이 보이지 않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교.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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