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주요 기업 수장들은 ‘AI(인공지능) 대전환’을 화두로 던졌다. 기업들은 또 미국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통상 환경을 뒤흔들면서 올해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AI라는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AI 시대가 어느새 현실이자 일상이 됐다”고 회고했다.
“세계 유수의 빅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졌다”고 자평한 최 회장은 반도체를 넘어 에너지ㆍ통신ㆍ건설ㆍ바이오 등 그룹의 전 사업 분야에 AI 혁신을 입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 본질을 단단히 다지고, 그 위에 AI 혁신을 입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AI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AX(AI Transformationㆍ인공지능 전환)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올해 경영 환경을 ‘불확실성의 일상화’라고 정의한 박 회장은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두산은 발전기자재·건설기계·로봇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방대한 하드웨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AI 활용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AI 등 신기술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미중 무역 갈등 같은 위기를 타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본원적 경쟁력’을 통한 성장 모멘텀 강화 ▶변화의 시대에 맞게 ‘일하는 방식’ 재정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경영기반 확립’ 등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정 회장은 “글로벌 통상 마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의 트렌드를 보다 빠르게 읽고, 작은 불편이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물속에 뛰어들지 않고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말이 있듯, 적극적인 실행과 실패 속 해답을 찾아가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경쟁력 있는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 등 모든 선택지를 열고 질적 성장을 만들자”며 HMM 인수전 참여를 시사했다.
금융계에서는 생산적 금융을 축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을 통해 민생 안정과 성장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ㆍ금융ㆍ산업이 함께하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열 첨단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겠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과 주주보호 원칙을 정착시켜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감독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신뢰ㆍ포용ㆍ선도에 집중해야 한다”며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민생과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자”고 강조했다.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정책금융 확대와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을 통해 생산적 금융 제공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