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코트의 여왕' 안세영(23, 삼성생명)에게도 뼈아픈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는 대신 다시 일어섰고, 한 단계 더 성장한 실력으로 배드민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2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안세영은 2025 파리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 좌절감을 연로료 삼아 기록적인 질주를 펼쳤다"라고 전했다.
안세영에게 좌절을 안겼던 경기는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준결승이었다. 당시 그는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천위페이(중국)를 만나 게임 스코어 0-2(15-21 17-21)로 무릎 꿇었다.
천위페이 상대 2연패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안세영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 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BWF 무대 27연승이 끊겼다. 그리고 다시 만난 천위페이에게 한 번 더 당하며 설욕에 실패했다.
[사진]OSEN DB.
하지만 이날의 쓰라린 패배는 안세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BWF와 인터뷰를 통해 "세계선수권 경기를 마치고 되돌아봤을 때 답답한 생각이 좀 많았다. 다시 연습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소하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안세영은 "당연히 선수로서 정말 많은 타이틀을 얻고 싶다. 지금으로선 내가 '그랜드 슬램'이라고 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이뤄내고 싶다. 어떻게 보면 계속해서 내 플레이 스타일을 빨리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게 내 목표"라며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 시험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때까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이미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획득했다. 그는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제 그랜드 슬램까지 남은 건 아시아선수권 하나뿐이다. 만약 안세영이 오는 4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우승한다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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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신의 전성기는 오지도 않았다고 외친 안세영. 그는 실력을 더 갈고 닦기 위해 남자 선수들을 상대하는 특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안세영은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스파링하는 경우도 많다. 여자 선수들보단 남자 선수들이 더 빠르게 연습할 수 있는 상대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공격을 더 많이 개선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수비력과 체력은 더 유지하면서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게 내가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상대 선수들이 날 이이기 위해 많은 전술과 플레이 스타일을 가져오기도 한다. 난 그걸 항상 의식하고, 대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상대에 맞게 플레이 스타일도 바꾸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안세영은 천위페이에게 패한 뒤 더 강한 선수로 거듭났다. 이후 그는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에 이어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정복하며 2025년 11관왕을 완성했다. 이는 2019년 일본의 전설적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가 세운 최다승 기록(11승)과 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