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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갑자기 왜?" 조경태의 '기습방문'에 아찔했던 국힘 사람들

중앙일보

2026.0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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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해 8월 오후 충청북도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뜻밖의 손님을 맞아야 했다. 손님은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설이 돌던 조경태(부산 사하갑·6선)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예고 없는 방문에 의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입을 모았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31일 SBS 라디오에 나와 “(조 의원이) 생전 그러시지 않았는데 방에 그냥 잠깐 놀러 왔었다고 한다”며 “그런 얘기(해수부 장관)를 진짜 들으신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평소 의원총회에서도 조용하시고 별다른 소통이 없으시던 분이 갑자기 찾아오시길래 처음에는 ‘굿바이 인사’를 하러 오셨나 싶었다가 당내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 군불을 때시려는 건지 생각이 복잡했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도 “조 의원이 중앙 정치에서는 ‘은둔형’ 정치 스타일이라 뜬금없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국민의힘과 부산 정가에서는 ‘조경태 발탁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정부나 청와대에서 구체적인 말이 새어 나오진 않았지만, 조 의원이 2016년 1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바꾸기 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점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강하게 비판해온 행보가 “후임 장관도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난달 23일 국무회의)는 이 대통령의 말과 맞물려 해석되며 소문에 힘이 실렸다.

의원실을 돌기 하루 전 조 의원은 국회에서 마주친 기자들에게 “직을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어쨌든 이름들이 오르내리는 것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엔 페에스북에 한국해운조합을 찾은 사실을 공개하며 “해운업계의 고충과 정책 제안들을 국회에서 적극 반영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하루 뒤인 지난달 31일에는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CBS 라디오에 나와 조 의원을 거론하며 “탐이 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해수부 장관설이 돌기 전까지 한동안 침묵해왔다는 점도 갑작스런 방문에 의원들이 당황한 이유였다. 조 의원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대표에게 패한 후 현안에 대해 별다른 주장을 내놓지 않았다. 눈에 띄는 행보는 비상계엄 사태 1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3일에 광주에 다녀온 것 정도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부산 해양수산부 임시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조 의원은 입각설의 진위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제안받은 적 없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고 한다. ‘당을 떠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럴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어떤 의원에게는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서 우리가 좀 더 긴장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당이 더 변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초선 의원은 “조 의원이 그래도 최근 논란에 대해 비교적 진실하게 답을 해주고 당 현안에 대해서도 먼저 쓴소리를 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미의원연맹 회장이라 회원들을 챙기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한미의원연맹에서 제작한 볼펜도 선물했다고 한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회장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함께 각 당의 회원들을 찾아 연말 인사를 한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나아가 입각설에 대해서는 “호사가들이나 하는 얘기”라고 일축한 뒤 “당이 어렵고 중심을 못 잡을 때 다선 의원으로서 앞으로 당의 재건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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