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세계배드민턴연맹이 경기 운영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국제 배드민턴 무대의 기본 틀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수와 팬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지난달 2일(이하 한국시간) 이사회를 통해 15점 3세트 선취점제 도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규칙은 향후 총회를 거쳐 정식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점수 체계다. 현재 국제대회는 1세트 21점제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새 제도가 도입될 경우 모든 경기는 15점 3세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연맹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 1인당 출전 경기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상과 혹사를 줄이고, 경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흥행 요소도 고려됐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긴장감과 속도감을 제공해,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유입을 늘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경기 후반부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초반부터 승부가 요동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모든 시선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가 특정 선수, 특히 안세영과 같은 독보적인 스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기 시간이 짧아질수록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체력과 뒷심을 앞세운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안세영을 둘러싼 시선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현재 여자 단식에서 사실상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룰 변경이 경기 흐름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주장이다.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역시 큰 틀에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21점제에서 15점제로 바뀌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사실이라며 이사회 통과 이후 내년 5월 총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연맹의 논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 후반부에 집중력이 극대화되면서 흥미로운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경기 시간을 줄이면 선수들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고 그 결과 경기 전체에서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결국 팬들에게 더 큰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안세영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흐름이 깨질 수 있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안세영을 확실히 제압할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룰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뒷심이 강점인 안세영에게는 빠른 승부를 강요받는 구조가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으며, 보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스타일 변화를 요구받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그는 변화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시행 초기에는 분명한 영향이 있겠지만, 어떤 제도든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선수는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며 결국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변화를 극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