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새해 당 운영 핵심 기조로 ‘자강론’을 다시금 강조한 가운데 당 곳곳에서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둘러싼 장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측의 갈등은 이미 파국 직전이고, 장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립도 일촉즉발로 가는 모양새다. 덩달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연대도 삐걱대고 있다.
장 대표와 오 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충돌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신년인사회 뒤 “참을 만큼 참았다. 12·3 비상계엄으로부터 당이 완전히 절연해야 할 때”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장 대표는 2일 “계속 계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통합에 반한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방선거에 파격 공천을 하는 게 승리의 전제 조건”이라는 말도 했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오 시장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했다.
여기에 장 대표 측근까지 참전하자 양측의 충돌은 확전 양상이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오 시장의) 겸허한 자기성찰부터 필요하다”고 했고, 박민영 대변인은 “현직 시장이 당과 대표를 샌드백 삼아 자기정치 한다”고 공격했다.
야권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최근 서울·부산 등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오 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고전하는 이유를 놓고 후보들과 당 지도부가 정반대 해석을 내놓는 게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후보들은 민심과 괴리된 당 지도부의 행보를 이유로 꼽지만, 당 지도부는 후보들이 본인의 부진을 놓고 당을 탓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양측의 충돌은 오 시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장 대표의 연대에도 균열을 내고 있다. 이 대표는 1일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함께 하기에는 생각의 차이가 많이 돋보인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아주 강한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향후 통일교 특검 등 연대 방안을 두고 회동하기로 했지만, 개혁신당 측은 “선거 연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갈등도 임계점에 이른 모양새다. 앞서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당무조사 결과를 공개하자 한 전 대표는 “조작”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장 대표는 2일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먼저 제거돼야 한다”고 사실상 한 전 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친한계에서는 “내가 기꺼이 걸림돌이 되겠다”(한지아 의원)며 반발했고, 한 전 대표는 “우리 당 서울시장을 향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해적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3일)고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당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장 대표는 이르면 8일 당 쇄신안을 발표한다. 국회가 아닌 서울 마포·성수 등 제3의 발표 장소를 검토 중이다. 당 관계자는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 확보 방안 등이 핵심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쇄신안이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부산 지역 의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과 계엄 사과가 담길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보수 원로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장 대표를 만나 “지금은 화합할 때이고 수구 보수가 되는 것은 퇴보”라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장 대표를 향한 덕담도 아끼지 않았지만, ‘수구(守舊)’를 언급한 건 뼈있는 말로 들렸다”고 했다.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3일 TV조선에 출연해 “장 대표가 한동훈·이준석·유승민과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래야 지방선거에서 그나마 체면치레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