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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판 참수작전’ 직후…김정은, 미사일로 답했다

중앙일보

2026.01.04 07:33 2026.01.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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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오전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약 7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의 타깃에서 북한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제적으로 핵 보복 능력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0분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이 포착됐다. 미사일은 약 900㎞ 비행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사거리와 비행 궤적 등을 종합할 때 이번 미사일은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해 개량한 ‘화성-11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안팎의 견해다. 화성-11마는 저고도 변칙 기동을 할 경우 한·미의 현 자산으로는 탐지가 힘들다. 북한은 화성-11마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도발은 마두로 체포 작전과 맞물려 더 주목된다. 미국이 다른 나라 영토의 지도자를 직접 제거한 건 김정은이 두려워해온 사실상의 ‘참수작전’이다. 이를 직접 목격하자 북한이 곧장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우린 베네수엘라처럼 당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화성-11마의 최대사거리는 약 1500㎞로 추정되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오키나와(沖縄)를 포함하는 주일 미군기지 대부분을 타격권에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두로 축출이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집념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김정은이 핵무기 보유를 결심하게 된 건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11년 비참한 최후를 맞은 걸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핵이 없으니 미국이 주권 국가를 침범해 행패를 부렸다’는 식으로 핵 보유에 더 사활을 걸며 이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불량배적이며 야수적인 본성을 다시 한번 뚜렷이 확인했다”며 “가장 엄중한 형태의 주권 침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이미 무기용 핵물질을 다량 보유한 데다 중·러와 인접한 북한은 베네수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했는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비핵화는 의제화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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