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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무력침략 규탄”…일본 중립, 유럽은 찬반 갈렸다

중앙일보

2026.01.04 07:38 2026.01.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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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미국의 기습 공격으로 이뤄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강력 규탄에 나선 가운데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와 남미 국가들은 미국과의 외교적 거리에 따라 입장이 분분했다.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선 곳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무력 침략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가 ‘파괴적 외부 간섭’ 없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이 ‘안전한 정권 이양’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히자 반대 입장을 내세운 것이다.

중국도 미국을 규탄했다. 중국은 체포 작전 직후 외교부 대변인의 심야 성명을 내고 “멋대로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하고, 대통령을 체포한 데 대해 매우 경악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이 추샤오치(邱小琪) 중남미·카리브해 중국 특사를 만난 직후 체포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읽힌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외신 반응도 엇갈렸다. “전 세계 베네수엘라인들이 환호한다”와 “현대판 제국주의 첫 번째 희생양”이란 평가가 공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이 중국의 석유 부족을 노린 것이지만, 도리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조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동맹국인 일본은 원칙론적 입장을 밝히며 신중을 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마두로 축출 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과 상황 안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진할 것”이라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같은 근본적인 가치와 원칙을 존중해 왔다”고 적었다. 이날 오후 발표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는 “일본은 국제법 원칙에 대한 존중을 일관되게 중시해 왔다”고 밝혀 ‘국제법 준수’를 명시했다.

유럽 국가들은 엇갈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에 “베네수엘라 국민은 마두로 독재정권에서 벗어났다”며 “(국민들이) 기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군사 행동이 전제주의 정권을 종식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믿는다”면서도 “마약 밀거래를 부추기고 조장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에 맞선 방어적 개입은 정당하다고 여긴다”며 찬성했다.

반면에 영국과 스페인 등은 ‘국제법 준수’를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BBC방송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동맹국과 얘기하고 싶다”며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믿는다”고만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스페인은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국제법을 위반한 미국의 개입 또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이웃인 남미 국가들은 트럼프와의 친소 관계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테러” 등의 입장을 내놨다. 반면에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X에 “자유가 전진하고 있다. 자유 만세!”라는 글을 올려 공개 옹호했다.





신경진.김현예.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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