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4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해야 할 필요성은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4일 조선인민군 주요 화력타격집단 관하 구분대의 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평양시 력포(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들이 동해상 약 1000㎞ 계선의 설정 목표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전략적 공격 수단의 상시 동원성과 치명성을 적수들에게 반복적으로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에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숨길 것 없이 이러한 활동의 목적은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우리의 핵무력을 실용화·실전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며 “이는 당의 국방 건설 노선과 국방과학기술 중시 정책이 낳은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군사적 수단, 특히 공격 무기 체계를 갱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의 목적에 대해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준비태세 평가와 임무 수행 능력 검증, 미사일 부대의 화력 운용 숙달, 전쟁 억제력의 지속성·효과성·가동성에 대한 작전 평가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기종이나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과 전문가들은 비행 거리와 궤적 등을 종합할 때,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 계열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결합한 ‘화성-11마’를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저고도 변칙 기동이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국제적 사변’의 구체적 대상은 북한 매체에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사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대외 개입을 핵무력 강화의 명분으로 활용해 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북한이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약 900여㎞를 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번 발사훈련 참관에는 김정식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