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제 아래 두는 지정학적 긴장도 코스피를 비껴갔다. 반도체 투톱 ‘13만전자’와 ‘70만닉스’가 지수를 견인했다.
5일 오전 코스피는 사상 처음 44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코스피는 4420.92로 장중 최고가를 썼다. 지수는 지난 2일(전 거래일) 대비 76.29포인트(1.77%) 오른 4385.92로 출발해, 오전 10시30분 기준 전장 대비 2.13% 상승한 4401.55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244억원을 순매수(매수-매도)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개인은 2371억원, 기관은 377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코스피 지수를 견인한 건 ‘반도체 투톱’이다. 삼성전자가 전장보다 약 5% 오르며 ‘13만전자’ 고지에 올랐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1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한때 주당 70만원을 찍으며, ‘70만닉스’에 도달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1.48% 오른 6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걸로 해석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 6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ㆍ가전 전시회 ‘CES 2026’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졌다.
주말 사이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며 국제 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수석전략가는 “미국의 군사작전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라며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전 세계 GDP 대비 0.11%에 불과해 규모가 미미하고, 주식과 채권시장도 국제 금융시장과 연결은 강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갈등 부상으로 유가 변동성은 일시적으로 높아지더라도 이번 주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주식시장에서는 매크로, 기업 이벤트에 더 무게 중심을 둘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ES와 관련 “피지컬 인공지능(AI)이 메인이 될 예정이며, 여기서 파생되는 자율주행, 온디바이스 AI 등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신규 매수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 오른 952.87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1134억 순매도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4억·686억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 대비 원화값은 1447.1원으로 전장 대비 5.3원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최근 베네수엘라의 해상 봉쇄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시장이 베네수엘라 리스크를 미리 반영한 측면도 있다”며 “당장 금융시장과 환율은 베네수엘라 변수에 그다지 의미 있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