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A운전자 팟홀<pothole> 공포…잦은 비로 도로 곳곳 손상

Los Angeles

2026.01.04 19:00 2026.01.04 20: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작년 전면 재포장 ‘0마일’
예산 부족에 ‘땜질식 보수’
LA 지역 도로 한복판에 형성된 대형 팟홀에 빗물이 고여 있다. [KTLA 캡처]

LA 지역 도로 한복판에 형성된 대형 팟홀에 빗물이 고여 있다. [KTLA 캡처]

겨울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여름 이후 LA 지역의 도로 전면 재포장 작업이 사실상 진행되지 않은 탓에 곳곳에서 팟홀(pothole)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본지가 2일 LA시 공공사업국 산하 거리서비스부(BSS) 자료를 분석한 결과, LA시는 지난해 7월 1일 이후 현재까지 도로를 전면 재포장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해당 기간 재포장 실적이 ‘0마일’로 표시돼 있다.
 
대신 LA시는 도로 상태가 좋지 않거나 마모가 심한 구간만 부분적으로 메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BSS 자료에는 도로 표면에 얇은 혼합물을 덮어 균열을 막는 예방적 보수 방식인 ‘슬러리 실링(slurry sealing)’을 통해 올해 회계연도 내로 약 241마일의 도로를 보수하겠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
 
도로 재포장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도로 상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LA시의 포장상태지수(PCI)는 올해 내로 ‘5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년 만에 4% 하락한 수치로, PCI가 50점대면 도로 상태가 ‘위험’ 단계로 간주된다. LA의 PCI 지수는 샌타모니카(82), 웨스트할리우드(77), 컬버시티(74) 등 인근 도시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도로 상태가 나쁜 데다 최근 폭우까지 겹치면서 차량이 팟홀에 빠져 타이어 파손이나 휠 손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차량 하부 손상 위험도 커진다. 특히 자전거 이용자들은 낙상 위험에, 보행자들은 갈라진 보도블록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에 노출돼 있다.
 
LA 한인타운에 사는 이은주(28)씨는 “운전하다 보면 차량이 팟홀 때문에 갑자기 덜컥 크게 울릴 때가 잦은데, 그때마다 타이어나 휠 상태부터 확인하게 된다”며 “팟홀을 피하려고 옆 차선으로 급히 이동하다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LA시가 도로 전면 재포장 작업을 미룰수록 향후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비교적 양호한 도로는 마일당 3만 달러 수준의 ‘슬러리 실링’ 방식으로도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상태가 더 악화되면 재포장 비용은 마일당 20만 달러로 급등한다. 완전히 훼손된 도로를 재건할 경우 비용은 최대 100만 달러에 이른다. LA타임스는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에 도로 재포장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예산 부족을 지적한다. 비영리단체 ‘스트리츠 포 올’에 따르면 LA시는 1인당 도로·보도 인프라에 사용하는 예산이 뉴욕과 샌디에이고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시카고나 샌프란시스코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LA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도로 재포장에 필요한 안정적 재원이 확보되지 못하는 이유로 경찰·소방 인력과 공무원 인건비 인상, 대규모 소송 합의금 지출, 컨벤션센터 확장 사업 등이 겹치며 일반기금이 빠르게 삭감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행정 구조의 비효율성도 문제로 꼽힌다. LA타임스는 도로 포장과 차선 도색, 보도와 경사로 설치가 여러 부서로 나뉘어 진행되면서 예산과 인력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타 지역 대도시처럼 도로 전반을 단일 부서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한길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