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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처신 못하면 2차 공습" 베네수엘라 압박...콜롬비아·쿠바에도 재차 경고

중앙일보

2026.01.04 21:17 2026.01.0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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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임명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향해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마두로보다 더 끔찍한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두로 압송 직후 미국의 작전을 “야만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협력 의제를 논의하자”며 한발 물러났다.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처신 못하면 2차 공습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베네수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통한 (베네수엘라의) 새 정부 출범보다 기반 시설 재건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로 돌아가는 길에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재건 사업과 관련해선 “베네수엘라는 죽은 나라로, 투자 등을 통해 나라를 먼저 되살려야 한다”며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매장된 석유 자원은) 우리(미국) 가 모든 것을 운영할 것”이라며 “필요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운영하는 중질 원유 처리 시설에서 천연가스를 태우는 불꽃이 오리노코 유전 지대인 안소아테기 주 카브루티카 인근에서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구상과 관련해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대화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로드리게스가) 처신을 잘 하지 않으면 2차 공습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마두로보다 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다.



항복? 숨 고르기?…“美에 협력 제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의 협력 의제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사진 SNS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미국 및 해당 지역과의 균형 있고 존중하는 국제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전날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은 야만적 행위"라며 "그들의 목표는 우리의 에너지, 광물 및 천연자원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두로 체포 직후엔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을 비난했던 전날까지의 어조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카라카스 부통령청사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실은 그가 공식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올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담당하고 있다’는 발언 이후 홈페이지에 “로드리게스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히며 첫 번째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콜롬비아·쿠바에 또 공개 경고

베네수엘라 정상에 대한 압송을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타깃으로 콜롬비아와 쿠바를 재차 거론했다. 그는 “콜롬비아도 아주 병든 나라”라며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가 이끄는데, 그는 오래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병대 KC-130 공중급유기, 미 공군 HC-130 항공기 및 미 공군 F-22 랩터 전투기들이 4일(현지시간) 옛 루즈벨트 로즈 해군 기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콜롬비아에도 작전을 수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쿠바에 대해선 “베네수엘라가 지원하던 자금이 끊겼다”며 “나는 쿠바가 그냥 무너질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뒷마당에서 마약을 밀매하거나 미국인을 살해하는 테러리스트 독재자가 아닌 미국과 거래하는 동맹을 보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펜타닐의 주요 유통 경로로 꼽히는 멕시코에 대해선 “멕시코가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마약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지고 있고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 대해 “훌륭하지만, 불행히도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은 매우 강하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영토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작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답을 피한 채 “우리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와 성조기를 결합한 지도. 사진 X 캡처


장기화 우려엔…“유권자 열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권국가에 군사력을 동원한 정권 축출 작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과거 전임 정부가 중동에서 시도했던 정권 교체를 비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였다”며 “이번 건은 베네수엘라이고, 베네수엘라는 우리 지역에 있는 나라”라고 했다.
4일(현지시간),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체포된 후, '콜레티보스'로 알려진 민병대원들이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작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한 지지자들의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도 “나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들은 ‘이걸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및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난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관세의 힘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우리를 상대로 다른 힘들을 갖고 있다"고 했다.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반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러시아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공습이 일어났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꽤 가까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이것(관저 공습)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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