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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한·중 교역 정체…AI·문화콘텐트 새 항로 개척해야”

중앙일보

2026.01.04 21:23 2026.01.0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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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5일 “한·중 교역은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항로 개척,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기술은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있고, 공급망은 조류처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과거의 관성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전환점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지 모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새로운 협력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문화 콘텐트 분야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이라는 미래 기술을 통해서 새로운 차원의 협력도 가능하다”며 “제조업·서비스업 등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 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중 양국은 지리적인 인접성이나 역사적 유대 속에서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생활용품·뷰티·식품 등 소비재와 영화·음악·게임·스포츠 등 문화 콘텐트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입장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가 주최한 포럼에는 한국 경제사절단 161개사 416명과 중국 기업인 200여명 등 총 6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은 LS홀딩스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중국에선 중국석유화공그룹·중국에너지건설그룹 등 국영기업과 TCL과기그룹(전자), CATL(배터리), 장쑤위에다(자동차·에너지), SERES(전기차) 등 주요 민간기업 회장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포럼 기조연설에선 한·중 협력의 미래를 고려 시대 수도 개성의 국제 무역항인 벽란도(碧瀾渡)에, 양국 제조업 협력을 당시 교역품인 고려지(紙)에 빗댔다. 이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가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연결과 소통을 멈추지 않는 협력의 자세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고려의 종이 고려지는 송나라에서 ‘천하제일’이라 불릴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고, 송나라 문인들은 중요한 서적을 만들거나 그림 그릴 때 고려지를 사용했다”며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트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서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 가자”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에서 “따지아 하오”(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뒤, “오늘은 특별히 인사를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며 “하오 지우 부 지엔”(오랜만입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는 2017년에 이어 9년 만에 열리는 한·중 비지니스 포럼”이라며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았고,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에서는 중국 부총리 4명 가운데 서열 2위인 허리펑 경제담당 부총리가 참석했다. 허 부총리는 “(한·중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안정적인 관계로 유지하며, 1992년 수교 이래 각 분야 교류 협력과 공동 번영을 실현해 왔다”며 “한·중 관계가 시대 발전의 흐름에 맞춰 양국 국민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발전·번영에 기여하고, 광범위한 국제 협력의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허 부총리는 이날 오후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오늘(5일) 이 대통령이 중요한 회담을 진행한다”며 “양국의 정상회담을 통해 반드시 양국 관계가 신뢰하는, 발전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 부총리는 또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은 한국을 방문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국의 국빈 방문을 진행했다”며 “이 대통령과 한·중 관계의 실질적인 협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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