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디오 스타'(2006)의 매니저 박민수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함께 출연한 배우 박중훈, 영화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 모두 "다정다감하고 소탈한 안성기 배우의 성격이 영화 속 박민수와 똑같다"고 입을 모은다.
안성기도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라디오 스타'를 꼽았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영화"라는 이유에서다.
영화는 왕년의 인기 록스타 최곤(박중훈)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관계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159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최곤은 가수왕이란 과거의 영광에 매달린 채 온갖 구설과 사고를 일으키고, 박민수는 늘 사고를 수습하고 욕을 대신 먹어가며 자신의 스타를 지킨다. 사건 무마 차원에서 최곤을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방송국 DJ 자리에 앉힌 박민수는 최곤이 다시 인기를 얻고 대형 기획사의 제안을 받자, 고심 끝에 그를 위한 결단을 내린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는 박민수의 대사처럼, 영화는 서로에게 빛이 돼주는 관계,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존재의 소중함을 되새겨준다. 영화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는 실제 삶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다.
개봉 당시 이 감독은 "오랜 우정을 쌓아온 두 배우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말했다.
박중훈도 "안성기 선배와 저는 서로를 몰랐던 기간보다 인연을 맺은 시간이 더 오래된 관계"라며 "영화 촬영하며 현실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잘 안될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안성기의 부고를 접한 이 감독은 "안성기 배우는 영화 속 박민수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늘 진심으로 대하셨다"며 "아름다운 인간이자 배우를 잃은 침통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