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카드론 잔액 두 달 연속 증가...은행 대출막히자 급전 수요 몰려

중앙일보

2026.01.04 23: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5일 서울 명동 골목에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되어 있다. 이날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해 1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천529억원으로, 전월 말(42조751억원)보다 1.14% 증가했다. 연합뉴스

한동안 줄었던 카드론 잔액이 최근 두 달 연속 다시 늘었다.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카드사 대출로 몰린 결과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지난해 1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42조751억원) 대비 1.14% 늘어난 수치다. 전월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2024년 10월(1.28%)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27일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서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고, 카드론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연체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카드론을 분기 말에 장부에서 제외하는 부실채권 상각 효과까지 겹치며 지난해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카드론 잔액은 42조751억원으로 전월 대비 0.57% 늘어난 데 이어 11월에는 증가 폭이 더 확대됐다. 카드론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카드론을 이용(대환대출)하는 이들도 많았다.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조3611억원에서 10월 1조4219억원, 11월 1조5029억원으로 두 달 연이어 늘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6·27 대책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잔액이 줄어오다 10월부터 전월 대비 기준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는 아니어서 규제 이후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카드론으로 몰린 결과란 분석도 있다. 카드론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고 긴급 자금 성격이 강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하며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이른바 ‘빚투’가 퍼진 점도 카드론 수요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카드론 잔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카드업계 업황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카드론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출 규제 부담이 겹쳐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