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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배우와 가왕이 된 '중학교 짝꿍'…안성기·조용필 '60년 인연' [안성기 별세]

중앙일보

2026.01.05 00:02 2026.01.0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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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역배우 안성기, 깊이 빠져있는 모습 정말 부러웠다. "
" 조용필이 나보다 공부 잘했다. 기타 실력을 뽐내긴 했는데 (가수가 될) 동기부여 정도는 했을지도 모른다. "

5일 세상을 떠난 고 안성기와 중학교 동창이자 죽마고우로 알려진 조용필이 과거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해 한 말이다. 둘은 서울 성북구에 있던 경동중학교 동창으로 하굣길을 함께하고 집을 왕래한 절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당시 명문 공립중학교였던 경동중학교는 1972년 문교부의 평준화 정책에 따라 폐교됐다.
 지난 2013년 11월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 문화훈장을 수상한 배우 안성기(오른쪽)와 가수 조용필. 연합뉴스

조용필은 자신의 데뷔 50주년이던 2018년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특별 출연했을 당시 고인에 대해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고 바로 옆자리였다. 학교 끝나면 함께 걸어갈 때도 잦을 정도로 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때 이미 안성기는 아역배우로 유명했고 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나는 머리를 빡빡 밀었지만, 안성기만 학교에서 머리를 조금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그 친구가 정말 부러웠다. 어린 나이임에도 (연기에) 깊이 빠져 있는 게 느껴졌고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인기 있는 배우로 성공할 것으로 믿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용필은 크리스마스에 집에 머물라던 부친이 “안성기는 괜찮다, 안성기하고는 얼마든지 놀아도 괜찮은데, 다른 애들하고는 안 된다”고 했던 일화를 언급한 적도 있다.

 배우 안성기의 빈소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 공동취재단
안성기도 그간 조용필과의 학창시절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안성기는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 콘서트 릴레이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서서 “조용필은 모범생이었다.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누구도 그런 기미를 채지 못했고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2016년 TV 연예 매체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기타를 먼저 배웠고, 조용필과 친구들 앞에서 뽐낸 적이 있는데 (가수의 길을 걷는데) 동기부여 정도는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톱 배우와 가왕이 된 둘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 했다. 안성기는 조용필의 가수 인생 이정표가 되는 시기마다 축하 자리에 나섰고, 조용필은 2009년 안성기가 절친한 영화인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른 모친상에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를 이어왔다.

서로의 작품 세계에도 흔적을 남겼다. 조용필은 정규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를 안성기가 출연한 한국 최초의 천만 영화인 ‘실미도’(2003년)의 장면으로 제작했다. 안성기가 출연한 영화 ‘라디오스타’(2006)에선 한물간 퇴물 가수 최곤(박중훈 분)이 오랜 매니저인 박민수(안성기 분)에게 “형이 조용필처럼 만들어준다고 했잖아”라며 화를 내는 장면도 나온다.



“올라가서 편하길 바란다. 성기야, 또 만나자”

1997년 KBS '빅쇼'에서 노래하는 안성기와 조용필. KBS 자료 화면
안성기는 1997년 조용필이 출연한 KBS 음악 프로그램 ‘빅쇼’에 게스트로 깜짝 출연할 당시 “앞으로 한 20집 정도에서 또 만나서 그때는 더 구수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이는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조용필이 20집을 발표했지만, 안성기가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다.

조용필은 5일 오후 안성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지금 투어 중이라서 입술이 다 부르텄는데, 갑자기 친구가 변을 당했다”며 “지난번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안성기) 와이프하고 한참 얘기도 했고, 잘 퇴원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 이렇게 돼서 정말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을 향해서는 “올라가서 편하길 바란다. 너무 아쉬움 갖지 말고, 가서 편안히 쉬라고 얘기하고 싶다. 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전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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