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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의사 추계 결과 흔들지 말라…직역 이기심 중단해야”

중앙일보

2026.01.05 00:50 2026.01.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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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보건의료산업노조, 한국노총, 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결정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지난해 2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도입과 관련해 의료 공급자·수요자·전문가 동수 참여, 추계위 의결권 배제, 2026년 감원 부칙 조항 삭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미래 의사 부족 추계 결과를 둘러싸고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자·시민·노동단체들이 “직역 이기심으로 절차를 흔들지 말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5일 공동 입장을 내고 “의료계가 자신들이 참여한 추계 절차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결과를 흔드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밝혔다.

의료 공급자 소비자 연구자 등이 참여한 추계위는 지난달 말 2035년에는 의사가 1535명에서 4923명, 2040년에는 5704명에서 1만1136명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노동량과 생산성 의료 이용량 증가 비율 등이 정확하지 않다며 “중요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결과를 발표해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연대회의는 “의료계는 추계위 논의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정과 변수를 반영해 영향력을 행사해놓고 이제 와 근거가 없다며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며 “공급자 측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에서 나온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추계 과정에서 의료 이용량은 축소 평가된 반면 고령 의사의 활동성은 과대 평가돼 미래 의사 부족 규모가 실제보다 줄어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한 2024년에는 치료 지연으로 환자들의 의료 이용이 강제적으로 억제됐고 고령 의사들이 전공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면서 임상 활동 확률이 부풀려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대회의는 의료계가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의대 증원 반대 근거로 제시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AI로 절감되는 시간은 환자 안전 관리와 충분한 설명, 다학제 협진에 사용돼야 한다”며 “AI 생산성 시나리오를 증원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향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의과대학 정원 최종 결정과 관련해 “정원만 늘리고 근무·교육·지역 인프라를 방치하는 방식은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뿐”이라며 확대된 정원이 지역 필수 공공의료 분야에 배치될 수 있도록 종합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추계 결과가 졸속으로 도출됐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의대생 학부모 단체는 추계위 구성과 운영 추계 결과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2027학년도 의대 증원 결정 구조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은 “추계위 9차 10차 회의록을 보면 신규 자료 검토 없이 기존 추계 방식에 의존한 발언과 시간 부족을 이유로 한 토론 검증 생략이 반복된다”며 “결과 발표 시점에 맞추기 위해 숙의와 검증이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연구진은 부여된 시간이 길지 않아 딥러닝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등 정교한 분석 기법을 적용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며 “국가 의료체계의 장기 방향을 좌우할 정책이 제한적인 분석에 근거해 논의되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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