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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펑·왕이·천지닝 3인방 나왔다…中 '李 손님맞이' 의전 수준은

중앙일보

2026.01.05 01:24 2026.01.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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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14호각 팡화위안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리펑(오른쪽)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중국측 대표로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국이 9년 만에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맞아 권력서열 24위 내 정치국위원 가운데 3명을 내세웠다. 경제 차르 허리펑(何立峰·71) 부총리,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관’ 왕이(王毅·73) 외교부장, 차기 상무위원 0순위 천지닝(陳吉寧·62) 상하이 당서기다.

" “중국은 21년간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였습니다. 이제 인공지능(AI)·제약·녹색산업 분야로 교역의 질을 바꿔야 합니다.” "

5일 오전 댜오위타이(釣魚臺) 14호각 팡화위안(芳華苑)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의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허리펑 부총리는 한·중 교역의 질적 변화를 촉구했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73)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중국의 경제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당 20기 4중전회 폐막 직후 ‘실정에 맞는 새로운 품질의 생산력 발전’을 인민일보에 기고했다. 시 주석의 제시한 이른바 ‘신질(新質) 생산력’의 전도사로 오는 2030년까지 5개년 경제계획 수립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허 부총리의 참석으로 의전 수준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 2017년 1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중 당시 중국측 대표였던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와 비교해 서열 판단이 쉽지 않아서다. 당시 장 부총리는 4명의 부총리 중 서열 1위의 상무부총리였지만 직전에 열린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에서 은퇴했다. 엄밀히 말해 정치국원이 아니었다. 이에 달리 허 부총리는 현역 정치국원이자 딩쉐샹(丁薛祥·64) 상무부총리에 이은 서열 2위 부총리다. 문 대통령과 비교해 이 대통령 의전의 우열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허 부총리는 지난해 카운터 파트인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네바→런던→스톡홀름→마드리드→쿠알라룸푸르를 오가며 다섯 차례 관세 협상을 진두 지휘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을 ‘거친 협상가들(tough negotiators)’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 사단의 하위 파벌 가운데 푸젠방(福建幇)의 좌장이다. 한국의 기획재정부 격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직계 쉬쿤린(許昆林·61)을 지난해 9월 동북의 요지인 랴오닝성 당서기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개집외교’ 지휘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

이 대통령은 5일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했다. 왕 부장은 지난 2023년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의 비정상적인 낙마로 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과 외교부장까지 겸임하며 시진핑 외교의 명실상부한 최고 집행자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중국 외교를 ‘개집 외교(Doghouse Diplomacy)’라고 이름 붙였다. 잘못을 저지른 개가 주인의 눈 밖에 나 벌을 받듯이 상대를 괴롭히는 중국 특유의 거친 외교를 말한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에 세계는 또 다시 일본을 상대로 한 중국의 개집 외교를 목격했다. 군대를 동원한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에도 왕 부장이 나섰다. 4일 이샤크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제7차 전략대화’ 자리에서 “어떤 나라도 국제 경찰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어떤 나라도 국제 재판관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왕 부장은 지난해 12월 31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대만독립’ 반대를 압박했다. “한국은 역사와 인민에 책임지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여기에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는 것이 포함된다”며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지난 2024년 11월 28일 상하이에서 천지닝(오른쪽) 중앙정치국 위원 겸 상하이 당 서기가 리셴룽(왼쪽) 싱가포르 선임장관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 선임장관이 천지닝과 회담 후 “중국 차세대 지도자와 새로운 연계를 맺었다”라는 싱가포르 연합조보와 가진 인터뷰 발언이 자막에 보인다. 연합조보 유튜브 캡처


상무위원 0순위 천지닝과 마지막 만찬

6일 이 대통령의 중국 마지막 만찬은 상하이에서 천지닝 당 서기가 맡는다. 지난 2024년 11월 중국을 찾은 리셴룽 싱가포르 선임장관은 천 서기와 회견 뒤 “다음 세대 중국 지도자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정치에 밝은 리 장관이 천 서기를 차세대 지도자로 공인한 셈이다.

상하이 당 기관지 해방일보를 집계한 결과 천 서기는 지난 2024년 1년간 글로벌 정·재계 VIP 68명을 접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국가 수반급만 21명이었다. 2025년 한 해에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등 30여명의 외빈을 만나며 글로벌 인맥을 넓혔다.

천 서기는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 방중 당시 칭화대 총장이었다. 당시 칭화대 당 서기였던 후허핑(胡和平) 현 중앙선전부 상무부부장과 함께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천 서기는 허웨이둥(何衛東) 중국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 실각으로 23명으로 줄어든 20기 정치국원 가운데 가장 어린 1964년생 4인방 중 대표 주자다. 리수레이(李書磊) 중앙선전부장, 장궈칭(張國淸) 부총리와 2027년 하반기 열릴 21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여섯 자리를 놓고 경합한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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