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일 연 2.125%까지 오르며 1999년 2월 이후 약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460%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국채 가격은 급락했다.
엔화 약세가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 속에 엔 매도·달러 매수가 확산되며 달러당 157엔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엔저가 심화되자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채 매도세가 확대됐다.
━
일본은행 총재, 정책금리 인상 기조 유지 강조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은행권 신년회에서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된다면 경제·물가 상황의 개선에 맞춰 계속해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적절한 조정이 “물가 안정 목표를 원활히 달성하는 동시에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7% 오른 51,832로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3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52,411)에 근접했다. 장중에는 52,033까지 오르기도 했다. 닛케이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한 영향이 일본 증시에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는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사상 최대 규모인 122조3092억엔으로 편성했으며, 국채 원리금 상환비도 역대 최대인 31조2758억엔으로 늘었다.
━
다카이치 총리, 돈 풀기 계속 “‘투자와 성장의 선순환’ 창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적극 재정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새해 예산안에는 미래를 내다본 대담한 투자를 많이 담았다”며 “투자를 강력한 경제 성장으로 연결하고, 세수 증가를 통해 추가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투자와 성장의 선순환’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외교 현안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기 회담에 의욕을 보이며 올봄 미국 방문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관련해선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 정세 안정화를 향한 외교 노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구체적 평가는 자제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여러 대화에 열려 있고 문을 닫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고, “앞으로 국익 관점에서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