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이 비만인 환자보다 최대 5배가량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혈당 관리엔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 적절한 영양 상태 유지 등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홍은경·최훈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문선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6일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기반으로 2015~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2형 당뇨병 환자 178만8996명을 2022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2형 당뇨병은 정상 혈당 유지에 필요한 양의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상태로, 전체 당뇨병의 90%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을 체질량지수(BMI·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에 따라 8개 그룹(중증 저체중~고도 비만)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저체중 당뇨 환자 그룹의 사망 위험은 저체중이 아닌 그룹(정상~고도 비만)에 비해 최대 3.8배 높았다. 특히 경도 저체중(BMI 17~18.4)에서 중증 저체중(BMI 16 미만)으로 갈수록 사망 위험이 점차 커졌다.
사망 원인별로 보면 저체중 그룹은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에 따른 사망률이 모두 1.9~5.1배 높았다. 또한 65세 미만 환자의 사망 위험이 65세 이상보다 1.8배 높았다. 젊은 당뇨 환자에게서 저체중 악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저체중 환자들은 대개 나이가 많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저소득층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성·소득 등 모든 변수를 조정했을 때도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이 컸다. 경도 비만(사망 위험 1)을 기준으로 하면, 중증 저체중 환자가 사망할 확률은 5.2배에 달했다. 중등도 저체중(3.6배), 경도 저체중(2.7배)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저체중 그룹이 고도 비만(1.5배)보다 사망 위험에 더 노출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석을 종합해 연구팀은 저체중이 당뇨 환자 생존에 치명적인 위험 인자 중 하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살 빼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반적인 당뇨 치료와 다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홍은경 교수는 "저체중 당뇨 환자는 영양 불량이나 근육 소실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자 생존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혈당 관리를 위해 무리한 체중 감량보단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조화롭게 유지하고, 균형 잡힌 체성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의학지인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는 저체중과 당뇨 환자 사망 위험의 관계를 아시아인 인종 집단 차원에서 대규모로 입증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아시아인에게선 '마른 당뇨'로 불리는 저체중 당뇨 환자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홍 교수는 "아시아인 2형 당뇨병 환자의 BMI 기준을 단순히 비만 예방 차원이 아닌 사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당뇨병 환자는 단지 체중을 낮추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적절한 영양 상태와 근육량을 유지하도록 관리의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