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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따려 지인 회사 위장취업"…김병기 차남 간 '계약학과' 민낯

중앙일보

2026.01.05 23:27 2026.01.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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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 청탁 의혹이 제기되면서 계약학과 제도를 둘러싼 운영 실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산업계 수요 대응 등의 취지로 계약학과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교육부와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90여 개 4년제 대학 가운데 72곳에서 계약학과 231개를 운영 중이다. 계약학과 재학생 수도 2023년 8599명에서 2025년 1만437명으로 2년 새 21% 증가했다.

산업 수요 대응, 재직자 재교육 등과 함께 등록금 부담이 적다는 점도 계약학과 확산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산업체가 학비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는 계약학과는 166개로 전체의 72%에 달한다. 학생 부담이 전혀 없는 학과도 43개다.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이 다닌 숭실대 혁신경영학과 역시 학생 부담 비율(43%)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산학협력 담당자는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등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계약학과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산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거의 없다”고 했다.



“계약학과 수업, 대학도 잘 몰라”

현재 각 대학에 개설된 계약학과 중엔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형 계약학과의 비중이 크다. 계약학과는 주로 기업의 재직자가 지원하는 재교육형 계약학과와 입학 후 취업으로 이어지는 취업연계형 계약학과로 나뉘는데, 2025년 기준 재교육형 계약학과가 154개로 취업연계형(77개)에 비해 두 배가량 많다. 지역의 한 사립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취업연계형에 비해 재교육형이 입학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학교 입장에서도 모집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고 했다.

제도는 빠르게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관리·검증 체계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과 기업에서 가장 많이 문제로 지적하는 대목은 재직 요건 검증과 학사 관리 방식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계약학과는 산업체와 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구조지만, 재직 검증 단계에서는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며 “대학 입장에서는 재직증명서와 4대 보험 가입 내역으로 재직 여부를 판단할 뿐, 실제 근무 여부나 업무 내용까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대학 내에서조차 계약학과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학사 관리, 수업 내용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학위만 따면 퇴사, 기업이 없어지기도

의무근무 이행 실태를 보면 관리 공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졸업 이후 의무근무 대상자 3534명 가운데 708명(20%)이 의무근무 기간을 지키지 않고 학위만 취득한 뒤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 참여자는 학위 취득 후 1~2년간 해당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경북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의무근무 기간을 채운 뒤 이탈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며 “일부 대학에서는 지인을 형식적으로 채용해 재직 요건을 맞춘 뒤 학위 취득 후 권고사직 처리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기업이 없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상임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6명을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며 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계약학과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운영·관리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계약학과의 취지 자체는 산업 수요 대응과 평생학습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취지에만 기대서 제도를 운영할 게 아니라, 기업 선정 기준과 대학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김 전 원내대표 차남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숭실대 계약학과 관리에 대한 감사 등 추가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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